인공지능의 浮上…정부, '지능정보기술' 육성에 5년간 1조원 투자
2016-03-17 14:20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ICT 분야의 강점을 살려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부의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부풀려지고, 타 부처와의 업무와 중복되는 등 전시성 땜질식 처방에 불과한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관 손잡고 지능정보산업 육성에 총력...4차 산업혁명 물꼬튼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능정보산업 육성' 정책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걸음마 수준인 지능정보기술 분야를 산·학·연과의 협력을 통해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골자다.
이번 대책은 최근 알파고 대국으로 지능정보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인공지능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지능정보기술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이라며 중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능정보기술 육성을 위해 △민간 주도의 기업형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 △지능정보기술 플래그쉽 프로젝트 추진 △전문인력 확충 △데이터 인프라 구축 △산업 생태계 조성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향후 5년간 총 1조원의 투자를 통해 민간의 투자를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민⋅관 합동으로 국가 연구역량과 데이터를 하나로 결집하기 위한 민간조직(기업형연구소) 형태의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삼성과 LG전자, SK텔레콤과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 6개 기업이 연구소 설립에 참여키로 결정한 상태며, 이들은 30억원씩 총 180억원을 공동 출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300억원의 예산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능정보기술 선점 차원에서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발굴하는 플래그쉽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예컨데 언어⋅시각⋅공간․감성지능 등에 대한 공통기술 연구를 통해 가시적인 응용서비스 모델을 발굴하고 상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능정보사회에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분야(데이터분석 전문가, 인공지능SW 개발자 등)의 전문인력도 선제적으로 양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SW중심대학, 대학ICT연구센터, SW스타랩 사업 등을 활용하고, 해외 전문가 리크루팅 사업을 통해 해외 우수인력도 확보할 방침이다.
김용수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이와 함께 정부⋅기업⋅연구소 등이 그간 축적한 데이터 공유를 통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도 마련하겠다"면서 컴퓨팅 자원과 전문지식DB를 활용한 전문가시스템 등 지능정보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보여주기·단기적·땜질식 정책 그쳐...부처간 기싸움에 정책 실효성 의문
한편 정부의 이번 대책이 부처 간 중첩된 정책은 물론, 과다하게 부풀려진 단기적 정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높다. 해외 선진국들에 비해 늦은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데 미래부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와 '플래그쉽 프로젝트'는 산업부가 최근 발표한 '인공지능 응용·산업화 추진단'의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래부의 '전문인력 선제적 양성' 부분에 있어서도 산업부의 '인공지능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 양성과 흡사하다.
양 부처가 각각 인공지능 관련산업 육성에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면서 정책에 혼선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자칫 부처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돼 인공지능 기술 선점이 더욱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실제 구글은 지난 2000년 초부터 인공지능 연구에 33조원을 투자했으며, IBM 등에는 세계적인 뇌과학자와 인공지능 연구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투자계획만 가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과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인공지능 육성을 위해 부처간 활발한 교류는 물론, 구체적인 중장기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 처간 일원화된 컨트롤타워를 세워 쳬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 미래창조과학위원회 한 의원은 "부처간 기싸움에 중복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자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면서 "인공지능 산업의 미래는 물론, 관련 업계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