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덩어리' 백제문화단지, 롯데에 위탁 운영 전망
2016-03-17 10:14
롯데 6년간 미루다 안면도 개발 참여와 함께 위탁운영 수용
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2010년 개관 이후 매년 30억원의 적자에 시달리는 백제문화단지가 롯데에 위탁 운영될 전망이다.
충남도는 최근 백제문화단지를 롯데에 위탁 운영하겠다는 내용의 '백제문화단지 공공시설 민간위탁관리 운영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도는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 참여에 이어 백제문화단지까지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롯데를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부여군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백제문화단지에 대한 롯데의 투자가 미온적이었다는 점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충남도는 테마파크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롯데에 위탁관리를 맡겨 백제문화단지의 운영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의안이 도의회를 통과하면, 롯데는 백제문화단지 내 사비궁, 역사문화마을, 군사문화마을, 위례성 등 154개 동을 맡아 향후 20년 동안 운영하게 된다. 증·개축 및 개·보수는 도가 맡고, 롯데는 유지관리 및 운영을 책임진다.
운영에 따른 이익금이나 손실금에 대해서는 충남도와 롯데가 각각 50대 50으로 배분하는 조건이다.
충남도와 롯데가 2008년 백제문화단지 조성 민자유치사업 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시설이 완공되면 공동 관리·운영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지 8년 만이다.
롯데의 백제문화단지 위탁운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곳이 '적자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백제문화단지가 2010년 개관 이후 매년 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만큼 롯데는 위탁운영으로 매년 15억원의 손실을 안아야 한다.
위탁 기간이 20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0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8년 동안 협약을 이행하지 않다가 최근 안면도 관광지 개발 조성 사업 공모 참여와 함께 백제문화단지를 위탁 운영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뛰어들면서 충남도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민간위탁 카드를 꺼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수익성을 좇는 기업이 손실을 보며 운영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롯데가 2008년 백제문화단지 조성 사업 이후 콘도·골프장·아웃렛 등 이른바 '돈 되는 시설'만 완공하고, 테마파크·에코파크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설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한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백제문화단지 민간 위탁은 수년 전부터 롯데 측과 논의하던 사항이 진행되는 것일 뿐 안면도 개발과는 관계없다"며 "충남도는 2010년부터 롯데 측과 민간 위탁에 관한 사항을 꾸준히 논의해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충남도가 롯데에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롯데와의 위·수탁 계약을 철저히 따져 체결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증·개축 및 개·보수는 도가 맡고 롯데는 시설물의 훼손과 관람객 안전을 위한 보수를 맡기로 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놓고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5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기로 한 만큼 계약해지 시 배상 책임 부여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유찬종 충남도의원은 "롯데문화단지 민간 위탁의 핵심은 세부 계약서"라며 "갈등의 소지를 방지하고 추가 예산이 들어가지 않도록 꼼꼼하게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