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를 준비하는 고입제도변화

2016-03-16 17:10

 

희망과 설렘이 있는 3월이지만 막 중학생이 된 새내기와 학부모들은 바뀐 고입제도에 대비하려 술렁거린다. 제주도교육청이 2019학년도 고입이 치러지는 2018년 12월부터 선발고사 없이 100% 내신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발표 후 여러 우려들이 있었지만 특히 “이제까지 아무 문제없었는데 지난 교육감의 정책을 무조건 없애려는 것이며 고교개편의 꼼수”라는 한 교육의원의 말은 현실을 너무 모르는 말이다.

고교입시 문제는 대학진학과 맞물려있다. 시내 인문계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내 인문계고가 대학진학에 경쟁력 있으며, 사회에 나가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한경쟁 대한민국에서 어떤 제도를 도입한들 경쟁에서 선점하고자하는 욕구를 막을 수 있겠는가. 다만 무조건적으로 시내 인문계를 고집하며 강압적으로 공부하는 과정에서 대다수의 학생들이 스스로를 인생의 실패자로 생각하는 상황은 만들지 말자는 것이다.

달라진 교육 정책과 사회변화의 흐름에서도 제주교육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20여 년이 넘게 계속된 고입 전형에 변화를 꾀하는 것은 다른 시도와 비교해 봐도 아주 늦은 편이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달라지고 그 능력을 만드는 것은 교육이다. 따라서 교육은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학생들이 사회로 나갈 때를 대비하여 한 발 앞 선 교육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무 문제없다’는 제주 교육은 현재, 수시 모집 70%인 대학입시 상황에 경쟁력이 떨어져 학생들 모두 자신의 진로 방향을 잡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적절한 도움을 못 주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의 교육환경은 자유학기제 확대와 다양한 대입전형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고교입시만을 위한 수업방식, 시내 인문계 딸랑이라며 멸시와 수모를 견디는 학생들, 성적이 더 낮아 아예 관심 받지 못하고 정서적 폭력에 시달리는 학생들, 시내 인문계를 가더라도 중학시기에 익숙해진 교육방식과 체력약화로 대입 경쟁력이 떨어진 학생들, 자녀의 앞날을 위해 어떻게 지도를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어려운 학부모들 등 곳곳에 문제가 많다.

수요자가 많은데 공급자가 적으면 어떤 제도가 있다 한들 문제가 생긴다. 공급을 확대 해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가고 싶은 학교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시외인문계, 특성화고등학교를 강화하여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이 고교체제개편의 내용 중 하나다. 더불어 같이 실시 돼야 하는 것이 진로진학지도와 지원이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변화된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하는 학교 선생님들과 교육 주체인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의 협력이다. 협력을 뒷받침하는 것은 교육관리자들의 가치관과 제도이다. 학부모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내려놓고 자녀의 흥미와 적성을 찾아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조건 시내 인문계를 고집하는 것은 자녀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사들 또한 비교과 영역을 아울러야 하는 것에 부담감이 클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교사의 말 한마디, 교육방식, 교육정보 등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현장에서 안 쓰면 효과가 없다. 교육 관리들은 교사들을 잘 뒷받침하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자발성을 잘 이끌어내어 각자의 역량을 잘 펼칠 수 있게 하는 학교 교육을 기대한다./참교육제주학부모회 대표 김여선(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