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 칼럼] 알파고 대 베타고
2016-03-16 17:17
김동열(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장)
알파고에 놀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일자리’였다. 과연 앞으로 우리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미래의 인간은 도대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인가?
과거에 기계는 인간의 부족한 일손을 보완해줬다. 필자가 시골에 살던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도리깨질을 했고, 홀태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더니 발로 구르는 수동탈곡기가 나왔고, 모터가 달린 자동탈곡기와 경운기를 활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콤파인으로 벼 베기와 탈곡을 혼자서 끝내버리게 되었다. 시골의 부족한 일손을 기계가 대신하면서 농촌에서 기계와 인간이 공존하고 있다. 지금 농촌에서는 모내기, 벼 베기, 탈곡 등 중요한 공정을 기계가 대신해 주면서 도시화와 고령화의 빈틈을 농기계들이 메워주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의 창의적 업무에까지 도전하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는 현재 시속 40킬로 정도에서 안전운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테스트단계에 있다. 하지만, 시속 200킬로의 속도로 안전운행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상업화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택시나 자가용을 운전하는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 일자리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1990년대에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종이신문이 사라지고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필자는 아직도 집에서 신문을 구독하고 종이책을 보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많은 직업이 줄어들거나 사라질 것이다. 고통스럽겠지만 그분들은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인공지능(AI)을 조류독감(AI)처럼 두려워하지만 미리 준비한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미래의 일자리는 어떤 일자리일까? 지금보다 더 창의적이고, 더 개인적이고, 더 프리랜서 스타일이다. 이제 구글의 드론이 보편화된다면 배달 업무처럼 단순한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보편화에 미리 대비하면서, AI와의 공존, 상생, 동반성장을 모색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이를 장착한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대신하기 어려운 일은 무엇인가? 인간의 휴식과 감성에 관련된 일,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일, 미래사회의 예측과 관련된 일 등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도 알파고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도 이처럼 빠른 과학기술 및 사회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지금 선진국의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수준 높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수십년 뒤쳐진 대한민국의 AI 관련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야겠다. 창조적 교육으로의 전환도 시급하고, 인공지능 기술의 윤리적 활용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그것도 안하면 또 소를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