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저금리 시대에 필요한 건 '알파고'
2016-03-15 12:44
다행히 이세돌 9단이 1승을 거두며 이러한 두려움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현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종전의 바둑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버전 정도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무려 1200여개의 중앙처리장치(CPU)로 여러 대의 컴퓨터와 네트위크를 이루며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한다.
단순히 인간이 입력한 프로그램에 따라 바둑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인공신경망을 통한 기계적인 학습으로 인간의 두뇌처럼 사고하면서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인공지능은 스스로 판단해 전략적인 행동을 하고, 경험과 학습을 통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개발한 인간이 어떤 의도로 개발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더 좋은 세상이, 반대로 모두가 두려워하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키를 인간이 쥐고 있어 다행스럽기도 하면서 불안하다.
왠지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그리 신선하지 않은데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기대감이 든다. 그래서 인지 요즘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로보 어드바이저'도 기존의 자산관리 프로그램과는 다른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자산관리 서비스가 보편화된 미국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로보 어드바이저 전문 회사들이 생겨났고 이들이 운용하는 자금은 약 3조원에 이른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환율, 금리, 원자재 가격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해준다.
아직 초보 단계인 한국의 로보 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를 잘하고 있는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 고객에게 좋은 수익을 안겨줄 수만 있다면 저금리, 고령화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기존 프로그램을 약간 업그레이드하고 이름만 로보 어드바이저로 바꾼 건 아닌지 의심스럽긴 하지만, 알파고 수준의 로보 어드바이저가 하루 빨리 개발돼 보편화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