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한국 서비스업, 중국 진출 위해 현지기업과 M&A 증가”

2016-03-14 06:0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최근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인수·합병(M&A)이 빠르게 늘고 있으나 제조업은 줄어든 반면 문화콘텐츠를 주축으로 한 서비스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의 일방적인 기술 확보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국내 규제를 피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목적으로 M&A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그래픽=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은 14일 발표한 ‘중국 M&A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거래건수는 전년대비 3배인 33건, 거래 규모는 128% 증가한 19억3000만 달러였다. 이는 지난 10년(2006~2015년)간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인수합병 건수(64건) 중 약 70%를 차지하는 수치며, 최근 2년 사이에 가파르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인수 업종도 2006~2014년 사이에는 제조업 분야 인수가 52%를 차지했으나 2015년에는 보험,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이 73%를 차지하는 등 변화가 뚜렷하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M&A활성화가 필요하며 국내 기업 규모화를 저해하는 규제 등의 철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은 소프트웨어 기업 간 M&A를 통한 기업 규모 확대 의지를 저해하고, 셧 다운제는 국내 게임 내수 시장을 축소시켜 국내 게임 업계의 중국 자본 의존성을 높이는 대표 규제라 할 수 있다.
 

[그래픽=한국무역협회 제공]


이은미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과의 M&A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 시장 진출 과정에 필요한 전략 중 하나로 인식하고, 우리 기업의 고유 경영 기반은 유지할 수 있는 실리 중심의 M&A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본사 기업의 지분 직접 매각보다는 중국 내 조인트벤처 설립 또는 중국 기업이 대주주가 되더라도 경영권은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