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철강가격...중국 철강업 구조조정 '걸림돌' 되나
2016-03-09 14:31
춘제 전보다 47% 올라…퇴출대상 업체들 '기사회생'
수요 회복 논하기 일러…재고 증가 우려도
수요 회복 논하기 일러…재고 증가 우려도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철강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장 기간 침체됐던 철강업계엔 단기적 호재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9일 보도했다.
마이스틸닷컴에 따르면 철강가격 동향을 지수화한 탕산 철강괴 가격지수는 8일 기준 64.8을 기록, 춘제 연휴전인 47에서 37%나 뛰었다. 현재 탕산 철강괴 가격은 지난 주 t당 2000위안도 돌파해 7일 기준 t당 2140위안(약 40만원)까지 올랐다.
정부 경기부양과 철강산업 구조조정 기대감이 작용한 요인이 크지만 일부 투기세력까지 가담하며 철강값 급등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철강업계의 과잉생산을 해소하기 위해 '좀비기업' 퇴출을 가속화하고 국유기업의 통합·합병 등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5년 안으로 1억에서 1억5000만t의 과잉 생산설비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철강값 급등에 죽어가던 업체들이 하나 둘씩 다시 생산을 가동하면서 장기적으로 철강업계 과잉생산을 해소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
실제 시장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철강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철강가격 상승은 좋은 일이지만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가파르게 오른만큼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철강가격이 마치 주식시장처럼 달아오르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철강업계 생산과잉 문제는 심각하다. 현재 중국 철강 생산설비 규모는 약 12억t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해 중국 철강생산량은 8억 t에 불과했다. 올해 철강 수요는 전년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야금공업규획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철강수요량은 전년 보다 0.9% 줄어든 14억9900만t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