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美 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 항소한다

2016-03-09 14:00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로,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운항정지 45일’ 행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항소에 나선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9일 1심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뒤 "복합적인 사고원인과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이용하는 소비자 편익을 고려치 않았다"며 이에 불복해 항소에 나선 모습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0일 서울행정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측이 항소를 제기한 주된 이유는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의 불편이 가중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요즘 항공업계는 단순한 처벌보다 재발방지를 중시하는 추세인데, 이에 역행하는 행정처분이라는 점도 항소 이유다.

또 사고자체가 항공사와 제작사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결론이 났음에도, 항공사에게만 책임을 물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사고 발생 후, 3년째 아시아나항공의 길고 긴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꺼내든 항소 카드는 현재 경영상황을 살펴봤을 때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점을 통폐합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가운데 알짜노선인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마저 운항중지되면 경영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게 될 게 뻔하다.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발 주 7회로 매일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10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노선으로 수익성이 높다. 탑승률은 지난해 기준 88.5%로 알짜노선으로 꼽힌다.

만약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가 실시되면 해당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기준 162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내외적인 이미지 손실도 불가피하다. 반면 같은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는 대한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싱가포르항공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운항정지 처분을 지연시킬 수 있고, 1심 판결을 뒤집을 여지가 있는 항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항소 계획과 관련, “아시아나항공이 항소에 나설 경우 제출한 증빙자료를 검토해 추후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B777-200ER(OZ214편)은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던 중 방파제와 충돌하며 반파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307명 중 3명이 숨지고, 49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국토부는 2014년 11월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운행하는 아시아나 항공기에 대해 운항정지 45일 처분을 내렸다.

현행 항공법상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망자와 재산상 손실을 따져 운항정지 기간을 결정한다.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의 경우 사망자 및 중상자, 재산상 피해 등에 따라 운항정지 90일에 해당되지만, 당시 여러상황을 고려해 운항정지 일수가 50% 감경됐다.

반면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과징금 부과로 마무리되길 바랐지만, 운항정지 처분을 받자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하고 국토부에 이의를 신청했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12월 법원에 운항정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과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