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4·13 총선 빅매치 ⑨전주병] “그래도 김성주 vs 미워도 정동영”…호남민심 바로미터

2016-03-07 17:43

지난해 4.29 재보선 투표일인 29일 서울 관악구 난향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 4·13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대선), 2018년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등이 잇따라 열린다. 특히 차기 총선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산물인 ‘87년 체제’, 외환위기를 초래한 ‘97년 체제’ 이후 새로운 질서를 가늠하는 이른바 ‘정초(定礎) 선거’가 될 전망이다.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민주화 시대의 역사 재평가작업과 맞물려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키는 국민이 쥐고 있다. <편집자 주>

“‘당찬 초선’ 김성주냐, ‘거물급’ 정동영이냐.” 전라북도 전주병(구 전주덕진)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전주병은 20대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다. 전북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데다, 광주·전남과는 또 다른 민심을 형성한 지역 바람에 따라 중부권인 충청 민심까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와 손잡은 정동영 예비후보의 출마로, 전주병은 고(故)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통성을 잇는 야권 적자 경쟁의 바로미터로 격상했다. 현역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수성과 정 예비후보의 탈환 여부가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흐름을 결정한다는 얘기다.

◆金·鄭 2파전 양상…정책대결 본격화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주병에 등록한 후보는 현역인 김 의원을 비롯해 양현섭 새누리당, 성은순 더민주, 정 예비후보 등 4명이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국민의당에서 안 대표의 전문가 영입 1호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최근 후보직에서 사퇴한 뒤 정 예비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김성주 대 정동영’ 간 2파전을 형성했다. 현재 각 여론조사에서도 양측은 4∼5%포인트 차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안은 김 의원은 ‘보편복지국가·지속가능사회·사회적경제’라는 3대 키워드를 앞세워 현장 중심의 민생정치를 전면에 내걸었다. 송천 2동 인도설치를 위한 특별교부세 5억원 확보나 전북 완산구와의 지역적 차별 해소 등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을 펼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김 의원은 “민생정치를 위해 좌우가 아닌 아래로 향하는 현장정치가 필요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에 정 예비후보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4·13 총선 전주병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면 전북을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3년 무산된 ‘전주·완주 행정구역 통합’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지역에서 정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새천년민주당)과 2009년 4·29 재·보궐선거(무소속)에서 88.20%와 72.2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과거 鄭 선택한 전주병…인물구도 변수

관전 포인트는 △전북의 미묘한 흐름 △더민주 쏠림 현상 약화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 △인물구도 등 크게 네 가지다.
 

국회 본청. 전라북도 전주병(구 전주덕진)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전주병은 20대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다. 전북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데다, 광주·전남과는 또 다른 민심을 형성한 지역 바람에 따라 중부권인 충청 민심까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현재 전북 지역에선 미묘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올해 초 여의도를 강타한 호남발 엑소더스에 급브레이크를 건 것은 지난 1월18일 김 의원을 비롯한 전북 소속 더민주 의원 9명의 당 잔류 선언이었다.

하지만 더민주 현역 의원 하위 20% 컷오프(예비경선)에 걸린 전정희 의원(전북 익산을)이 이날 김종인호(號)의 밀실공천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 호남 민심에 균열을 가했다. 호남발 엑소더스를 멈춘 전북이 야권발 정계개편의 물꼬를 튼 묘한 상황이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가 중대 변수로 등장한 셈이다.

19대 총선에서 나타난 더민주로의 쏠림 현상 약화도 관전 포인트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전북 11곳 중 9석을 석권했지만 김 의원과 이춘석(익산갑) 의원이 각각 62.50%와 78.00%를 기록했을 뿐, 다수의 당선자 득표율이 50%대에 그쳤다. 사실상의 패배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춘진(고창부안)·전정희 의원의 득표율은 39.30%와 39.50%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과 각 후보의 인물구도에 따라 ‘김성주 대 정동영’ 승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전주병 판세와 관련해 “호남에서 더민주가 국민의당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힘의 정치에 따라 국민의당이 비판적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면서도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 호남 민심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병에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국민의당 예비후보 [사진=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페이스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