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새누리당 김동주·조관식 예비후보 분별없는 공동 기자회견
2016-03-05 09:11
아주경제 서중권 기자 =지난 3일 세종시청사에서는 두 진영의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가졌다.
7선의 고지를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김동주·조관식 예비후보의 합동 기자회견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시청사 2층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은 이 의원은 20대 총선 출마를 공식발표했다.
그는 5가지의 공약을 내걸고 승부수를 띄웠다. 1시간 여 취재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자신이 세종시 건설의 일꾼이라는 이미지를 강력하게 어필했다. 그로서는 만족할만한 기자회견이었을 것이다.
이어 시청사 1층 로비 커피숍. 한 귀퉁이에 새누리당 김동주· 조관식 예비후보의 공동기자회견장이 마련됐다. 손을 맞잡은 두 후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연대하기로 발표했다.
이해찬 의원의 기자회견을 취재하고 내려온 기자들을 맞는 김동주, 조관식 예비후보의 반가움. 그러나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일부기자들이 참석한가운데 양 후보의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이날 양 후보의 공동기자회견문은 A4용지 11장. 같은 당 소속인 박종준 예비후보에 대한 비난과 선거법위반 폭로로 일관한 내용이 가득하다. 기자회견 내내 오로지 상대후보의 흠집 내기와 비난, 폭로뿐이다.
물론 이들은 최근 상대후보 측이 선거법위반으로 경찰에 고발된 것 관련, 지금부터라도 경선이 보다 공정하고 깨끗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라고 주장한 것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때와 장소, 타이밍조차 분별하지 못한 처세가 한심하다 못해 참 딱하다.
이날 두 진영의 세(勢)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 쪽은 화려한 7선의 날개를 꿈꾸며, 버젓한 브리핑 룸에서 품격을 갖춘 회견을 했다. 고향을 찾은 나그네가 안식을 찾은 평안함으로.
반면 한 진영은 상대 잔치를 물끄러미 구경하다 파한 손님과 먹다 남은 음식으로 구멍가계를 연 꼴이 됐다. 가계에는 신선한 먹을거리 하나 없는 진흙탕뿐이다. 새누리당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이다.
김동주· 조관식 예비후보가 이날 남긴 것이 있다면 ‘누워 침 뱉기’다. 때와 장소, 타이밍까지 분별하지 못하는 처세. 버거운 싸움이 시작됐는데도….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 후배기자가 던진 한마디가 공감을 샀다. “한심하고 참 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