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혜택' vs 저축은행 '금리'… 저금리가 불러온 현상

2016-03-03 18:14

[사진=신한은행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문지훈·이정주 기자 =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기존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에 대한 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금리보다 혜택을 강조해 선보인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금리는 낮은 대신 입출금이 편한 보통예금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이에 반해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낮은 금리 탓에 일반 예·적금에 대한 선호도가 줄자 다른 업종의 업체와 손잡고 생활에 필요한 혜택을 늘린 특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이 지난해 10월 5만좌 한도로 출시한 '신한 아시아나 트래블러스 적금'이 1월 말 모두 팔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 상품은 가입하면 항공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신한은행은 지난달 SK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통신료 자동이체 고객에게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신한 T 주거래 통장'과 '신한 T 주거래 적금'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도 거래 실적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KB아시아나ONE통장'을 판매 중이다.

금리가 낮지만 인출이 용이한 보통예금 등에 자금을 넣어두는 고객들도 많아졌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보통예금 잔액은 106조1763억원으로 전년 같은 때 86조5259억원보다 22.7% 증가했다.

반면 정기예금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잔액이 569조5542억원으로 1년 전인 578조229억원보다 1.5% 감소했고, 정기적금 역시 같은 기간 38조4118억원에서 36조1733억원으로 5.8% 줄었다.

이러한 현상은 시중은행에 비해 비교적 고금리를 적용해주던 저축은행 예·적금 역시 1%대로 떨어지는 등 예·적금에 묶어두기보다 수시로 자금을 맡기고 찾으면서 투자처를 찾는 고객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예·적금보다는 수시입출식 상품의 비중이 커졌으나 최근에는 더 중요해지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는 금융 노마드족을 잡기 위한 저축은행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3일 기준 저축은행 정기적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12개월 기준 2.80%로 나타났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체크플러스 m정기적금'은 12개월 기준 연 4.00%로 가장 높은 금리를 보장한다. 이 상품은 오프라인에서 가입하면 3.6%,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3.8%가 각각 적용된다. 웰컴저축은행의 기존 고객이 아닌 경우 영업점을 방문해 거래 신청 후 모바일로 적금상품을 가입하면 최대 4.00%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KB저축은행의 '착한e-plus정기적금'은 12개월 기준 최대 연 3.4%의 금리를 제공한다. 인터넷으로 가입해야 하며 월 납입금액은 1인당 500만원 이하로 제한된다. 삼호저축은행의 정기적금 금리도 연 3.4%(12개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낮은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신 상품의 경우 큰 혜택을 제공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다만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해 출시한 상품을 살펴보면 1금융권에 비해 많은 이율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