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또 '통신비 인하' 카드 나오나?... "요금인하 가능성 희박"

2016-03-02 11:30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4.13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시금 '통신요금 인하' 공약이 나올지 주목된다. 통신요금 인하 요구는 총선과 대선 등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단골 공약이다.

최근에도 새누리당 오성균 예비후보는 이동통신요금 대폭 인하를 약속했고, 더불어민주당 문용식 예비후보도 비싼 국내 통신비를 반절은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전히 이통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통사들의 이익은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이 유력하고, 이통산업 비용 증가의 주범이었던 감가상각비는 올해 감소세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 3사가 지출한 시설투자비(CAPEX)는 5조6983억원으로 전년(6조8739억원) 대비 17.1% 감소했다. 이통 3사 CAPEX 합계(SK텔레콤 단독 기준)는 2012년 8조1853억원을 정점으로 2013년 7조1973억원, 2014년 6조8739억원, 2015년 5조6983억원, 2016년 5조9000억원(추산)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감가상각비의 기준이 되는 6년 누적 CAPEX 합계가 2016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APEX 증가 요인도 크지 않다. 올해 주파수 경매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통 3사 롱텀에볼루션(LTE) 커버리지 및 트래픽 수준 감안 시 신규 주파수 할당 대역에 대한 CAPEX 규모가 크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신업체 CAPEX 흐름과 함께 마케팅 비용이 정체 또는 감소할 전망이라 올해 이통 3사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4조950억원이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정부가 당분간 통신 요금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이통사 CAPEX 규모가 줄고 있으니 기본료 폐지를 비롯한 통신 요금 인하를 권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희박하다. 가장 큰 이유는 이통사가 지난해 매출 정체 양상을 보였고 정부가 내년부터 5세대(G)를 대비한 CAPEX 독려 정책을 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현재 대다수 국가가 사물인터넷(IoT) 활성화를 위해 5G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으며 국내 역시 5G 조기 투자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통사들은 정부 권유로 각각 선택약정요금할인 및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도입해 요금 인하를 주장할 명분도 약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본료를 폐지해봐야 잡음만 클 뿐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적 통신비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최악에는 기본요금 일괄 인하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 역시 2011년 경험(기본요금 1000원 인하 사례)했듯이 소비자 체감은 미미한 반면 통신사 피해는 막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정부가 추진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당시 통신비 인하 효과는 이통3사 영업이익 3조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연간 6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소비자 개인당 인화 효과는 월 1000원으로 효과가 미미해 소비자와 업계에서 동시에 비판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