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배당금 28% 더 푼다
2016-03-02 11:03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국내 상장사가 배당 규모를 1년 만에 28% 넘게 늘릴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올해 들어 전월 말까지 2015회계연도 실적에 대한 현금배당을 공시한 곳은 모두 746개사로 전년 동기 694개사보다 7.5%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350개에서 380개로 8.57% 증가했고, 코스닥은 344개에서 366개로 6.40% 늘었다.
특히 배당총액은 더 큰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2월 말까지 집계된 배당총액은 17조9059억원으로 전년 13조9745억원보다 28.1% 많다.
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하고, 배당 확대를 비롯해 재계에 돈풀기를 장려한 점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징벌적인 성격이 있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보면 회사가 수익 가운데 일정 규모를 배당과 투자, 임금 인상에 쓰지 않으면 세금을 물린다. 기업 입장에서 사내유보금을 불리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만큼 배당금을 더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감소했지만, 설비투자 축소로 나아진 잉여현금흐름도 배당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조업을 기준으로 2015년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27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이미 전년 연간 규모(약 20조원)를 넘어섰다"며 "실적이 크게 늘었다기보다 투자 축소로 배당에 쓸 수 있는 현금이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현금배당 규모가 가장 컸던 회사는 삼성전자(2조9198억원)다.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으로 13조원이 넘는 순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한 한국전력은 1조9900억원을 현금배당해 2위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8108억원)와 SK텔레콤(6354억원), 신한지주(6309억원), 포스코(4799억원)도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주요 상장사에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하고 있고, 이런 움직임이 배당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