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행 수익성악화 심화

2016-03-02 11:33
지난해 12월 수익성 큰폭 악화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유럽 대형 은행들의 수익악화가 점차 심각해지는 모양새다. 1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12월 실적을 발표한 영국 바클레이즈를 비롯해 6개의 대형은행들이 대규모의 적자와 이익감소를 면치 못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일 보도했다. 유럽 당국들의 금융규제에 따른 구조조정에다 부실채권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뿐만아니라 3월 이후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유럽은행들의 미래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유럽 경기가 불안정한 상황인데다 이번 분기에도 은행의 경영 환경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규제로 인한 비용 증대가 더욱 커질 경우 은행들은 자기자본 부족에 시달려 주가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바클레이즈는 1일 지난해 12월기의 최종손익이 약 4억파운드의 적자 (전년 동기에는 1억 7천만 파운드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약 100년간 운영해온 아프리카 사업 담당 자회사의 주식 60%를 매각한다고도 밝혔다. 원자재 가격의 약세로 해당 회사의 수익은 부진한데다가 이번 매각을 진행할 경우 자기 자본 비율을 1% 정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보도했다. 

유럽 주요국가의 금융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은행들의 사업 중 위험도가 높은 것에 대한 자본 규제를 강화해왔다. 미국 은행들에 비해서는 대응이 늦었던 터라 이러한 구조조정의 기간은 비교적 길었다. 영국 은행인 RBS 역시 8 분기 연속으로 최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도 점포 구조 조정 비용 등이 상승하면서 사상 최대 68 억 유로 의 최종 적자를 기록했다. 

남유럽 은행을 중심으로 한 부실 채권의 처리도 커다란 부담이 된다. 유럽​​ 은행 전체 부실 채권은 약 1 조 유로에 이른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의 지난해 12 월말 부실 채권 비율은 1 년 전과 거의 같은 9.9 %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럽​​ 중앙 은행 (ECB)은 유니크레디트 등 이탈리아 대형 은행에 부실 데이터의 제출을​​ 요구해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지만, 근본적 처리 할 수​​ 있는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저유가와 신흥국 경기 둔화도 유럽은행들의 위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유럽​​ 최대 HSBC 홀딩스는 석유 및 가스 사업을 중심으로 부실 채권 규모가 17 %이상 늘었다. 남미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스페인 은행 산탄데르도 지금까지 0 % 대였던 브라질 부실 채권 비율이 6 % 정도 늘었다.

이처럼 수익 악화가 지속되면서 유럽 은행의 자본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즈 은행의 지난해  12 월말의 핵심 자기 자본 비율은 11 % 대에 머물면서 적정 수준으로 여겨지는 12 %를 밑돌았다.

ECB는 3월에도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장에서는"운용 환경 악화 등으로 자기자본이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