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분기 실적 예상치 제자리… 현대로템은 62% 뚝

2016-03-01 06:00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가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 상장사 1분기 예상실적을 거의 조정하지 않았으나, 현대로템을 비롯해 두 자릿수 넘게 떨어뜨린 종목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에 속한 주요 상장사 150곳에 대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월 말 기준 29조2335억원으로 1개월 전 수치인 29조6278억원보다 1.33%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 전망치도 398조3506억원에서 397조6275억원으로 0.18%만 줄었다. 순이익은 21조7612억원에서 21조4197억원으로 떨어져 조정폭이 1.57%에 머물렀다.

150개 주요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낮아진 곳은 약 51%에 해당하는 77곳으로 집계됐다.

종목별로 보면 현대로템이 가장 큰 영업이익 전망치 하락률을 보였다. 현대로템은 영업이익 추정치가 168억원에서 64억원으로 61.6% 줄었다. 이 회사는 2015년 4분기 영업손실이 2112억원에 달했다. 같은 해 연간 철도사업 수주는 전년 대비 38% 수준에 머물렀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2015년에 일회성 비용을 반영해 올해는 흑자전환이 예상되나, 철도부문과 플랫트 기수주분 수익성이 낮아 개선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보다 34.4% 줄어들 것으로 점쳐졌다. 추정치는 최근 한 달 사이 451억원에서 362억원으로 21.6% 하향 조정됐다.

호텔신라는 2015년 4분기 면세유통사업 부문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1년 만에 54.7% 감소한 113억원에 그쳤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증가로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같은 판관비 부담 증대가 불가피하다"며 "면세점 부문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LG생명과학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27억원에서 14억원으로 46.7% 줄었다. CJ CGV는 235억원에서 177억원으로 24.5% 감소했다.

한 달만에 적자전환이 예상되거나 적자 폭이 확대된 기업도 있다.

한진해운은 영업손익 예상치가 1개월 전 86억원 흑자에서, 이번에 576억원 적자로 바뀌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 추정액도 251억원에서 518억원으로 늘었다.

한진해운은 2015년 4분기 188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고, 시장전망치(-725억원)도 크게 밑돌았다. 연간 부채총계와 부채비율은 각각 6조6402억원, 848%를 기록했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 회복이 힘들고, 영업현금흐름 창출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외부자금 수혈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영업손실이 1년 전보다 커질 전망이다. 영업손실 추정치는 한 달 만에 435억원에서 746억원으로 늘어났다. 조선업 불황으로 상선 발주가 부진하고,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도 지연돼 악영향을 미쳤다.

두산엔진은 영업손실액 추정치가 1개월 만에 47억원에서 56억원으로 19% 커졌다. 다만 오는 하반기 두산밥캣 상장에 따른 자산가치 개선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해 17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액 예상치는 1개월 전(1437억원)에 비해 18.3% 확대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TV 패널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패널업체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2분기 적자폭은 1분기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SDI도 1분기 영업손실 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류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케미칼 사업부문 매각으로 단기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며 "중국 버스 수주 공백으로 대형전지 사업부는 적자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