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제1차관 전격교체···배경 둘러싸고 뒷말 무성
2016-02-29 11:49
내주 일정까지 잡혀있던 차관 교체에 문체부 '당혹'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8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 정관주(52·사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을 내정했다.
지난 해 2월 8일 내부 승진하며 제1차관에 임명됐던 박민권(58) 전 차관은 1년 만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박 전 차관 임명은 당시에도 문체부 내에서 전격적인 교체로 받아들여졌다. 그가 체육관광정책실장을 맡은지 3개월 만의 인사였기 때문이다.
박 전 차관은 미디어정책관, 관광체육레저정책실장 등 문체부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청와대도 작년 2월 그를 임명하며 "뛰어난 실무 능력을 바탕으로 신 한류문화 확산 및 우리 관광시장의 집중 육성을 주도하고,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떠오른 문화융성의 국정 기조를 실현해나가는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먼저, 이번 인사가 '경질인지, 정기 인사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역대 차관들의 임기가 보통 1년 정도였기 때문에 이번 교체도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는 반면, 한 달 전 기재부 1차관(최상목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미래부 1차관(홍남기 청와대 기획비서관) 등의 인사가 있었을 때 왜 함께 문체부 1차관도 내정하지 않았는지를 놓고 추측이 난무하다.
이번 교체가 문체부 관계자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할 정도로 사전예고 없이 갑자기 이뤄졌다는 점에서 경질설이 힘을 얻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초반부터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해 왔고, 집권 4년차를 맞는 올해 문화창조벤처단지 활성화 등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이를 힘있게 추진할 인물이 새로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우려를 미리 의식해서인지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신임 정 차관을 "추진력과 대외 조정, 통합 능력을 겸비했으며 문화예술계의 여러 현안을 해결하고 문화 융성과 창조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갑작스러운 차관 교체에 당황하는 눈치다. 제1차관실 관계자는 "아직 이취임식 관련해서도 전달받은 게 전혀 없다. 정 차관은 29일부터 실제 업무에 들어가지만, 이후 일정은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정관주 신임 문체부 제1차관은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인 1993~1997년 공보처 종합홍보실 전문위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사법시험 44회 출신으로 법무법인 청목 변호사, 네이버뉴스 편집자문위원, 서울신문 감사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