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첼시 감독 ‘후보’ 안토니오 콩테는 누구?

2016-02-25 16:15
유벤투스·이탈리아 대표팀 겪으며 지도력 인정 받아

콩테 감독[사진=유벤투스 홈페이지]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이탈리아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 안토니오 콩테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을 거치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가 침체기의 첼시를 살릴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지난 22일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콩테 감독이 다음 시즌 첼시 감독으로 부임할 것”이라며 “콩테 감독은 최근 첼시 구단과의 미팅에서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유로 2016 대회를 마친 뒤 첼시 지휘봉을 넘겨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24일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도 “유로 2016이 종료된 후 콩테가 첼시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콩테는 유벤투스에서 12년을 뛰며 수차례 우승을 맛보고 주장까지 달았던 팀의 레전드다. 그는 선수 은퇴 후 USD 아레초, AS바리, 아탈란타 BC 등에서 팀을 지도하며 경험을 쌓았다. 2010년에는 세리에B의 시에나 감독을 맡아 팀을 1부 리그로 승격 시킨 뒤 그 능력을 인정받아 그리운 친정팀 유벤투스의 감독으로써 ‘비안코네리’로 돌아왔다.

그는 부임 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1/2012 시즌에는 무패 우승의 대업을 달성했고, 세리에A 최소 실점(20 실점)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 이어진 2012/2013 시즌에도 우승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해인 2013/2014 시즌에는 무려 승점 102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이 기간 콩테는 독특한 3-5-2 포메이션을 구상했다. 이제 노쇠화에 접어들었다고 평가 받던 AC밀란의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피를로를 자유 계약으로 데려와 중원의 핵으로 삼았다. 또 그 앞에 엄청난 활동량과 더불어 공·수를 모두 갖춘 박투박(Box TO Box) 미드필더 비달, 마르키시오를 기용해 중원을 압도했다.

또 윙을 따로 놓지 않는 대신 역시 수비력과 공격력을 모두 갖춘 윙백 아사모아, 리히슈타이너가 경기장을 넓게 쓰며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지원했다. 전방의 투톱 테베즈, 요렌테 등이 활발하게 스위칭하며 상대 수비를 교란 시켰다.

유벤투스는 리그에서 승승장구했지만 문제는 챔피언스리그였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나 윙포워드를 사용하지 않는 전술은 창의성이 부족했고, 안정된 수비에 비해 공격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012/2013년 8강에 올랐지만 2013/2014 시즌에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기도 했다.

때문에 콩테는 구단에 창의적인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준급 윙어의 영입을 요청했다. 당시 시장에 알렉시스 산체스 같은 좋은 매물이 나왔지만 구단은 돈을 쓰는 데 소극적이었고, 오히려 팀의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이 줄을 이었다. 이는 콩테 감독을 실망시켰다.

그는 2014년 5월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은 승점 100점에 가까운 기록을 냈다. 세리에A에서 낼 수 있는 최고의 성적이다”라면서도 “그럼에도 우리의 전력은 끽해야 유로파리그 결승 수준이다. 사람들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원한다. 현재로선 이 이상은 어렵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그리고 2014년을 끝으로 유벤투스를 떠나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에 부임했다. 그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도 팀을 무난히 유로2016 본선에 올려놓는 역량을 발휘했다. 노쇠화 됐다고 평가 받은 이탈리아 대표팀은 현재 베라티, 인시녜, 지오빈코 등의 젊은 피로 교체되고 있다.

이처럼 콩테는 여러 차례 위기에 빠진 팀들을 구해내며 리빌딩을 성공시킨 전례를 가지고 있다. 여기 전술가적인 면모를 지녀 독특한 포메이션과 전술 스타일을 구현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성과는 구단의 전폭적인 신임과 지원이 있을 경우 가능했다. 비단 금전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전술, 선수기용 등의 모든 면에서 말이다.

첼시는 무링뇨가 선수 장악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구단이 감독보다는 선수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경질됐다고 볼 수 있다. 콩테도 아틀란타와 유벤투스 시절 모두 이런 문제로 보드진과 갈등을 겪은 바 있기 때문이다.

첼시가 지금과 같은 운영 방식을 고집한다면 콩테 감독이 부임했을 시 갈등이 증폭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에 콩테 감독은 단장 및 스테프의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과연 첼시가 콩테를 받아 들이기 위해 전면적인 개혁을 실행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