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FBI 요구는 미국에 유해"...아이폰 '잠금해제' 갈등 심화
2016-02-25 11:24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잠금해제 허용은 외려 미국에 해롭다”
미국 내 아이폰 잠금해제 논란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 연방수사국(FBI)의 기술 지원 요구를 거절하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쿡 CEO는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FBI의 요구에 협조하면 국민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애플의 거부 입장은 힘들지만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FBI는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애플 측에 요구했다.
쿡 CEO는 "FBI의 요구에 협조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따르면 수많은 미국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며 "공공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역시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한 발 더 나아가 정부기관의 아이폰 해킹을 막기 위해 보안을 더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백도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도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할 수 없도록 한층 강화된 보안 조치 개발에 나섰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테러범의 아이폰 1대에만 해당하는 일회적인 조치이므로 걱정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과 보안 전문가들은 단 한 번이라도 아이폰 잠금해제 요구에 협조하면 앞으로는 수많은 아이폰이 당국과 범죄자들에게 해킹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입장에 공금한다"는 공식 의견을 표명하는 등 미국 내에서는 이미 찬반 입장이 팽팽한 상태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FBI와 애플의 입장차가 법정다툼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