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부터 결박까지…설현 마케팅 어디까지
2016-02-26 11:06
▶사례 2. 민소매 타이즈, 허리가 훤히 드러나는 셔츠, 타이트한 오피스룩 심지어 남성의 로망으로 꼽히는, 와이셔츠만 걸친 차림으로 설현은 말한다. "일주일만 만져 봐." 무슨 광고냐고? 휴대전화 통화 서비스다. "써봐"도 아니고, "이용해봐"도 아니고 "만져 봐"라니…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지난해 이동통신사 SKT 대리점들은 입간판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몸매 좋기로 유명한 설현의 봉긋한 엉덩이가 두드러진 전신 입간판은 세워 놓는 족족 도난당하기 일쑤였다. 이 기괴한 도난 사건은 TV 예능프로그램, SNS 등을 통해 화제가 돼 해당 광고는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인기를 끌었음은 물론, 당시 인지도가 낮았던 설현은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화제의 중심에 선 이통사는 멈출 줄을 몰랐고, 인기 맛을 본 설현 역시 정도를 몰랐다. "일주일만 만져봐"라는 기함할 만한 광고 카피를 내세우더니 급기야는 설현을 결박하기에 이르렀다. SKT 매장마다 예쁜 몸매를 뽐내며 서 있던 설현으로 부족했는지, 지하철 역에도 밧줄에 꽁꽁 묶어 눕혀놨다.
SKT가 설현을 통해 전달하려는 광고메시지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무형의 서비스를 "만져보라"는 광고 카피와, "데이터 걱정을 붙들어 매라"는 의도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설현의 결박 포스터는 광고의 목적을 희석시킨다. 그럴수록 명확해지는 것은, 설현의 몸매뿐이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30대 남자 직장인은 꽁꽁 묶인 설현의 모습을 보고는 "남자인 내가 봐도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적나라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대중 역시 중도를 모르는 SKT 광고에 이전만큼 열광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최근 여성 대역 모델이 SNS에 쓴 "(SKT 전용단말기 광고 속 설현 몸매는 사실) 내 몸매예요"라고 쓴 글은 꺼져가는 불씨에 물을 뿌린 격이 됐다. 소비자는 "광고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설현 몸매 뿐인데, 그마저도 진짜가 아니었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설현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대역 모델을 쓴 것은 SKT 전용단말기 광고 속 수중 촬영 뿐"이라며 "그 외 모든 광고는 대역 없이 촬영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