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영등포 세모자 사건' 가족 간 다툼이 참극 원인
2016-02-23 07:45
큰아들에게만 '주저흔' 발견 "어머니→작은아들→큰아들 순서로 사망"…다툼 원인은 미궁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경찰은 서울 영등포 '세 모자 사건'의 발생이 가족 간 다툼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판단했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부검을 한 국과수는 경찰에 통보한 1차 구두소견에서 "큰아들 김모(25)씨에게 '주저흔'이 나왔지만 어머니 양모(54·여)씨와 작은아들(24)의 시신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저흔은 흉기로 자살을 시도할 때 한 번에 치명상을 입히지 못하고 여러 번 찌를 때 생기는 상처다. 주저흔이 큰아들에게만 발견됐기 때문에 어머니, 작은아들 순서로 살해되고서 가장 마지막에 큰아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서로 흉기를 들고 다툰 상처가 있고, 사건 현장이 내부에서 잠겨 있었던 점 등도 이러한 결론을 내린 근거다. 어머니는 흉기를 잡은 흔적이 없었다. 다만 여전히 아들 중 누가 어머니를 살해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작은아들이 큰아들에게 살해된 것은 확실하지만, 큰아들의 치명상은 누가 가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다툼의 원인도 아직 발혀내지 못했다. 당사자 모두 사망했고 유서도 없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의 최종 결과가 나오더라도 사건의 정확한 경위가 파악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당사자가 모두 사망했으므로 국과수 결과를 고려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