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시니어 시장을 잡아라

2016-02-23 00:01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유통업계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65세 이상의 시니어 인구가 강력한 소비 집단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이다.

통계청 인구 분석에 따르면 2016년 1월 기준으로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3.5%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노인인구가 처음으로 소아인구를 추월하고, 2040년에는 소아인구보다 3배 많은 32.3%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노인층이 증가하고 경제력을 갖춘 퇴직자들이 소비의 주 계층으로 부각되면서 △어번그래니(세련되고 자기 투자에 과감한 세대) △액티브시니어(은퇴 이후에도 소비와 여가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대) △No-老족(젊은이들의 문화를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며 나이가 들어도 젊게 살고자 하는 세대) 등 자신을 위해 패션, 여가, 건강 등에 투자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유통업체의 매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마트의 60대 이상 고객의 매출 비중은 2013년 7.8%에서, 2015년 9.9%로 2.1% 포인트 높아졌다. 

롯데백화점에서도 매년 60대 이상 고객 구성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8%에서 2015년 10%대로 늘었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먼저 진행된 일본의 경우, 유통업계에서는 시니어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매장의 턱을 없애고, 백화점에서 화장품·의류 등 시니어 전문매장을 앞다퉈 구성했다. 노인인구의 이용이 많은 편의점에서는 면을 짧게 만든 파스타, 부드러운 푸딩, 수프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 패키지'를 도입해 일부 상품 포장에 시니어들이 씹기 편한 정도의 딱딱함 등의 정도를 표시하는 서비스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마트는 오는 25일부터 시니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영양식 6종을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시니어들의 하루 영양소를 고려, 단백질·칼슘 등 필수 섭취 영양소를 한층 강화했다. 제품의 유형도 노년층이 먹기 편리하게 파우더·젤리·죽 등 3가지 형태로 구성했다.

여기에 시니어를 위해 건강식품매장 내 구성했던 시니어 MD존을 52개점에서 전점으로 확대하고 위생용품뿐 아니라 혈압·혈당 측정계 등 여러 건강관리 소품을 등 시니어 관련 상품을 도입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에선 시니어 고객을 위한 편집숍 '모디움'을 운영하고 있다. 모자를 중심으로 스카프·손수건·주얼리·지팡이 등 중년에게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한데 모아 판매하고 있다. 2014년 3월 첫 오픈 이후 2년 만에 8개 점포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20~30대는 온라인 쇼핑과 해외 직구를 많이 하는 반면 중·장년층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2040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시니어들이 시장에서 점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