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항공사, 본격 ‘짠물 경영’ 김포~광주 노선 폐쇄 시도

2016-02-22 10:54

지창훈(우측) 대한항공 대표와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가 지난달 개최된 '2016년 교통물류산업 경제인 신년인사회'에서 떡을 자르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대형 항공사가 본격적인 ‘짠물 경영’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적자노선인 김포~광주 노선의 운항 중단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항공은 중단할 가능성이 크고,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노선을 유지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적자 노선인 김포~광주 노선을 중단하기 위해 광주시와 협의했다.

광주시청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연간 40억원의 적자 노선을 유지하기 힘들다. 보조금을 안 주면 해당 노선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광주~제주 노선을 일 2편 증편하는 조건으로 허락했다고 보면 된다. 대한항공측에서 광주~제주 노선을 늘리기 위해 대구~제주 등 다른 노선의 슬롯을 빼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최종적으로 국토부의 승인만 거치면, 다음달 26일부터 해당 노선의 운항을 중단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에서 이번 주에 방문, 노선중단에 대해 설명을 할 예정”이라며 “지자체의 의견과 사전예약 승객에 대한 정책을 듣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협의를 시도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해당 노선 폐쇄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광주시청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막무가내로 일 5편에서 2편을 줄였다”며 “대한항공이 운항을 중단한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탑승률이 올라가면 중단요청을 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포~광주 노선은 지난해 4월 KTX가 개통되면서 이용객이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1~3월 탑승률은 약 50% 초반대였는데, 4~12월 탑승률은 40%대로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노선에서 지난해 1~3월 탑승률은 60% 이상을 기록했지만, 4월부터 12월까지 탑승률은 50%대로 주춤했다.

이는 KTX를 이용하면 서울(용산)~광주(송정)를 1시간50여분만에 갈 수 있고, 요금도 4만6800원으로 항공권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 말 경영정상화를 선언하고,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는 국내 23개 지점을 14개 대표지점으로, 해외 128개 지점을 92개 대표지점으로 통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는 광주가 본거지여서 쉽게 운항 중단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꾸준히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일 5편의 김포~광주 노선을 일 3편으로 줄였고, 지난해 12월에는 광주공항의 비즈니스 클래스 라운지 운영을 중단했다. 이달에는 광주지점을 폐쇄하고 광주공항지점과 통합하기에 이르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영환경 침체 등 외부변수로 인해 기업의 생존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며 “철저한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춰야만 안정적인 수익 창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존 전략에 대해 강조했다.

한편 오는 8월 수서~광주 KTX까지 개통되면, 항공사의 김포~광주 노선의 수익성이 어떻게 변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