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28년 만에 단편 '만각스님' 발표
2016-02-22 09:04
계간 '창작과비평' 2016년 봄호에 실려
소설가 황석영(73) 씨가 창작과비평 1988년 봄호에 ‘열애’를 발표한 뒤 28년 만에 단편 '만각스님'을 내놓았다. [사진=창비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 소설가 황석영(73) 씨가 28년 만에 단편을 내놓았다.
황 씨는 계간 '창작과비평' 2016년 봄호에 200자 원고지 130매 분량의 단편소설 '만각스님'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1988년 이 계간지 봄호에 단편 '열애'를 발표한 뒤 그 동안 '오래된 정원', '장길산', '손님' 등 장편소설을 주로 집필해 왔다.
하지만 그는 단편작가로도 탁월한 솜씨를 보였다. 영화·드라마로도 제작된 '삼포 가는 길', 1962년 등단작 '입석 부근', 베트남 파병을 앞둔 군인의 복잡한 심내가 드러난 '몰개월의 새' 등 그의 작가적 역량이 오롯이 드러난 작품들이 많다.
소설은 '나'가 10년 가까이 끌어온 연재소설을 마무리 짓고자 담양 부근의 '호국사'라는 이름의 절에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는 실제로 황 씨가 1980년대 '장길산' 연재를 위해 전남 해남과 광주 양림동 등을 찾았던 행적을 연상케 한다.
'호국사'는 전사한 전투경찰의 혼령을 모신 절로서 현충일 행사를 연다. 그런데 이 절을 맡고 있는 만각스님은 담양 지역에서 한국전쟁 중 죽은 빨치산과 민간인의 위령제를 함께 지낸다. 스님의 이런 행위는 단순히 절터의 기가 세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출가하기 전 경찰이었고 법명 '만각(晩覺·뒤늦게 깨닫다)'에서 드러나듯 자신의 과거에 대한 회한이 담겨 있는 것임을 암시하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