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작가 "부커상 받고 싶어 두근두근·세 작품 더 쓰겠다"
2024-04-17 15:53
일제강점기~현대 민중의 삶 담아
구상·집필에 30년 쏟은 장편소설
600살 나무 이야기 등 새작품 준비
구상·집필에 30년 쏟은 장편소설
600살 나무 이야기 등 새작품 준비
“지인이 욕망을 저어하지 말라고 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더라. 이번에 부커상을 꼭 받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이상하다.”
소설 ‘철도원 삼대’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황석영 작가가 17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황 작가는 2019년 장편 ‘해질 무렵’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에 올랐다. 올해는 ‘철도원 삼대’가 최종 후보(쇼트리스트) 6편 중 하나로 선정됐다.
구상부터 집필까지 30년이 걸린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방대한 서사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실감나게 다룬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이백만·이일철·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오늘날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이백만의 증손이자 공장 노동자인 이진오의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아파트 16층 높이 정도 되는 45m의 발전소 굴뚝 위에 올라가야만 했던 이진오의 현재를 시작으로 장편소설이 펼쳐진다.
황 작가는 “이 작품은 영등포 유년 시절을 써서 오랜만에 집필하며 즐거웠다”며 “소설이 잘 써지는지 알려면 자기가 쓰면서 즐거워야 한다. 1년 6개월 동안 매주 원고지 50매씩을 썼다”고 회고했다.
황 작가는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말이 있다”면서 “원로 작가는 백척의 장대 위에 올라 있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미지의 허공에 한 발을 내디뎌야 한다”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1943년생인 황 작가는 “‘근사한 물건을 하나 더 뽑아내야겠다’는 직업의식과 프로의식, 자부심이 계속 작품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며 “아직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85세가 되는 2027년까지 글을 쓰겠다”고 선언했다.
새 작품은 600년 된 나무 이야기인 ‘할매’와 배우 문성근이 준 노트에 담긴 그의 오촌 당숙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황 작가는 ‘할매’로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다는 바람도 함께 밝혔다.
황 작가는 “문성근씨 당숙이 1920년대 연변에서 일어난 ‘15만원 (탈취 의거)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라며 “이 청년과 1938년 카자흐스탄으로 간 홍범도를 같은 시간에 두고 써보려 한다. 15만원 사건의 청년과 70대 노인이 된 홍범도의 3년간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작업으로 동학사상을 집대성한 동학 2대 교주 최시형의 이야기를 계획하고 있다. 황 작가는 “35년간 도망 다니며 조선 풍토에서 근대 철학을 일군 최시형의 도망자 인생이 마지막 작업이 될 것”이라며 “황석영을 근대 극복과 수용을 자기 일감이자 사명으로 생각하고 언저리에서 일하다가 죽은 작가로 규정해달라”고 말했다.
황 작가는 “우리나라는 사연이 많은 나라로 불러낼 과거가 선명하게 있다. 민담은 가감승제로 쓰인 역사의 전 단계로, 민중의 일상이 쌓여 있다. 내 소설은 ‘민담 리얼리티’라며 “우리나라가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한류도 생긴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은 오는 5월 21일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수상 작가와 번역가에게 모두 5만 파운드(약 8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소설 ‘철도원 삼대’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황석영 작가가 17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황 작가는 2019년 장편 ‘해질 무렵’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에 올랐다. 올해는 ‘철도원 삼대’가 최종 후보(쇼트리스트) 6편 중 하나로 선정됐다.
구상부터 집필까지 30년이 걸린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방대한 서사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실감나게 다룬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이백만·이일철·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오늘날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이백만의 증손이자 공장 노동자인 이진오의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아파트 16층 높이 정도 되는 45m의 발전소 굴뚝 위에 올라가야만 했던 이진오의 현재를 시작으로 장편소설이 펼쳐진다.
황 작가는 “이 작품은 영등포 유년 시절을 써서 오랜만에 집필하며 즐거웠다”며 “소설이 잘 써지는지 알려면 자기가 쓰면서 즐거워야 한다. 1년 6개월 동안 매주 원고지 50매씩을 썼다”고 회고했다.
황 작가는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말이 있다”면서 “원로 작가는 백척의 장대 위에 올라 있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미지의 허공에 한 발을 내디뎌야 한다”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1943년생인 황 작가는 “‘근사한 물건을 하나 더 뽑아내야겠다’는 직업의식과 프로의식, 자부심이 계속 작품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며 “아직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85세가 되는 2027년까지 글을 쓰겠다”고 선언했다.
새 작품은 600년 된 나무 이야기인 ‘할매’와 배우 문성근이 준 노트에 담긴 그의 오촌 당숙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황 작가는 ‘할매’로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다는 바람도 함께 밝혔다.
황 작가는 “문성근씨 당숙이 1920년대 연변에서 일어난 ‘15만원 (탈취 의거)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라며 “이 청년과 1938년 카자흐스탄으로 간 홍범도를 같은 시간에 두고 써보려 한다. 15만원 사건의 청년과 70대 노인이 된 홍범도의 3년간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작업으로 동학사상을 집대성한 동학 2대 교주 최시형의 이야기를 계획하고 있다. 황 작가는 “35년간 도망 다니며 조선 풍토에서 근대 철학을 일군 최시형의 도망자 인생이 마지막 작업이 될 것”이라며 “황석영을 근대 극복과 수용을 자기 일감이자 사명으로 생각하고 언저리에서 일하다가 죽은 작가로 규정해달라”고 말했다.
황 작가는 “우리나라는 사연이 많은 나라로 불러낼 과거가 선명하게 있다. 민담은 가감승제로 쓰인 역사의 전 단계로, 민중의 일상이 쌓여 있다. 내 소설은 ‘민담 리얼리티’라며 “우리나라가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한류도 생긴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은 오는 5월 21일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수상 작가와 번역가에게 모두 5만 파운드(약 8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