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돌풍' 잠재운 힐러리…네바다서 여유롭게 승리

2016-02-21 10:41

[사진=힐러리 클린턴 트위터 ]



아주경제 윤주혜 윤은숙 기자 = 힐러리 클린턴의 '방화벽'은 공고했다.

민주당 3차 경선인 네바다 코커스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흑인·히스패닉 유권자와 중년층 유권자의 지지에 힘입어 1위를 기록했다고 AP 등 미국 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바다 코커스에서 클린턴 전장관은 52.7%의 득표율을 얻어 46.7%를 기록한 샌더스 상원의원을 제치고 뉴햄프셔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이로써 클린턴 후보는 턱밑까지 따라오던 버니 샌더스를 추격을 주춤하게 만들 시간을 벌게 되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평가했다. 

원래 네바다는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지역이었지만, 최근 버니 샌더스의 돌풍이 이어지면서 지지율의 격차는 점차 좁아지고 있었다. 지난 17일 발표된 CNN방송과 여론조사업체 ORC의 네바다주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서 샌더스 의원은 지지율 47%를 기록했다. 클린턴 전 장관(48%)과의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해 클린턴 캠프를 바짝 긴장시킨 바 있다. 

네바다 코커스 승리가 확실시된 뒤, 클린턴 전 장관은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경선에서 승리한 원인을 미국인들이 "진짜 해결책"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인들은 화낼 권리가 있다"며 미국인들이 "진짜 해결책을 갈망하고 있다"고 연설했다. 또 네바다 당원대회(코커스)에서 승리한데 대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클린턴 전 장관은 당선되면 "모든 미국인이 있는 곳에 열심히 노력하는 한 어디로든 여러분을 이끌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를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클린턴 전 장관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오는 27일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와 실질적 대권 주자를 결정짓는 3월 1일 '슈퍼화요일' 대결을 앞두고 클린턴 전 장관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분석했다.

오는 27일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샌더스를 두자릿 수 이상으로 앞서고 있는 터라, 클린턴이 2연승을 이어가면서 경선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승에 탄력을 받아 '슈퍼화요일' 대결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기록할 경우 민주당 경선의 무게는 클린턴 후보 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라는게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계산이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네바다 승리를 위한 총력전을 펼쳤지만 비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모이기는 역부족을 확인함에 따라, 향후 클린턴 전 장관의 강세 지역인 남부 위주의 대결에서 어려운 싸움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러나 백인과 20대 젊은층 유권자의 지지가 높은 샌더스 의원이 소수계가 많은 네바다 주에서 이 정도의 지지율을 얻은 점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것이기 때문에 두 민주당 주자의 싸움은 길고 험난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일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버니 샌더스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폭스뉴스가 지난 18일 발표한 여론조사(15~17일 전국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 1031명 대상)를 보면, 샌더스는 47% 지지율로 44%를 기록한 힐러리를 3%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지난 1월18~21일 조사 당시 샌더스 37%, 힐러리는 49%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지율 판도에는 큰 변화가 찾아온 것으로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이같은 민심이 변화가 얼마나 선거에 반영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