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 천사 할머니 부산대에 600만원 또 기부
2016-02-18 14:36
부산대, 딸 명예졸업장으로 할머니에 보답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살면서 30여 년간 모은 돈 1000만 원을 먼저 세상을 떠난 딸을 생각하며 작년 말 부산대에 기부해 따뜻한 미담이 됐던 천사 할머니가 나머지 비상금으로 남겨뒀던 쌈짓돈 600만 원마저 추가로 부산대에 모두 기부했다.
부산대(총장직무대리 안홍배)는 지난해 말 30여 년간 모은 돈 1000만원과 유언장을 들고 부산대 발전기금재단을 찾아와 장학금으로 기부해 감동을 주었던 '천사 할머니(82)'가 그 이후 다시 600만 원을 추가로 기부해 왔다고 16일 밝혔다.
부산대 발전기금재단 관계자는 "할머니가 1000만 원을 기부한 뒤 그 이후 다시 좀 와달라고 불러서 갔더니 머리맡에 비상금으로 남겨놓았던 나머지 돈 600만 원까지 모두 털어서 추가로 기부를 하셨다"며 "할머니는 '혹시나 해서 비상금으로 남겨 놓은 것이 이게 모두인데 생각해보니 매달 나오는 연금도 있고 해서 필요 없을 것 같아 적은 돈이지만 다 주고 싶다'고 하시며 전달하셨다"고 말했다.
이처럼 할머니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기부에 보답하고자 부산대는 학업을 미처 종료하지 못하고 4학년 1학기에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딸(역사교육과 80학번)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부산대 관계자는 "할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위로하고자 관련 규정을 마련해 할머니의 딸에게 명예졸업장 수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빠르게 진행되면 이번 학위수여식 때 수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딸이 다녔던 부산대 역사교육과에서는 교수와 동문들이 최근 협의를 갖고 할머니의 뜻을 기리고자 기부금 1600만 원을 종자돈으로 해서 '역사교육과 장학기금'을 설립키로 뜻을 모았다.
역사교육과 홍성화 교수는 "설 명절 전에 역사교육과 동문회와 학과 교수들이 만나 협의를 마쳤는데, 할머니의 뜻을 영원히 기리고자 학과 장학기금을 동문회와 함께 발족해서 캠페인을 펼쳐나갈 예정"이라며 "교수들도 기존에 100만 원씩의 장학금을 내오던 것과 별개로 소정의 추가 기부를 약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이미 역사교육과 동문 한 명은 50만 원의 장학금을 최근 기부한 상태다.
이와 별도로 부산대 몇몇 교수들은 할머니의 감동적인 기부 소식을 접하고 할머니에게 병원치료비로 전달해달라며 30만 원씩을 발전기금재단 측에 기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