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롄중공업, 美 2위 중장비업체 테렉스 33억 달러에 '꿀꺽'

2016-02-18 14:56
중장비업계 '부진' 속 중롄중공업 인수로 시장확대, 활로 모색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대표 대형 중장비업체 중롄중공업(中聯重科 ·Zoomlion)이 경쟁사이자 글로벌 중장비업체인 테렉스를 인수한다.

신랑재경(新浪財經)은 중롄중공업이 17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2대 중장비업체이자 세계 5위의 대형 업체인 테렉스를 주당 30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밝혔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는 16일 테렉스 종가 21.22달러와 비교해 무려 41%의 프리미엄이 붙은 높은 가격으로 총 인수가는 33억 달러(약 4조504억원) 수준이다. 중롄중공업은 인수가 40%는 자체 조달하고 60%는 은행 대출 지급한다. 이미 협력 은행의 대출 지원도 약속받은 상태다.

이번 인수안은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중롄중공업이 미국의 대형업체를 흡수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2014년 테렉스의 매출규모는 73억 달러(약 9조원), 중롄중공업은 절반 수준인 259억 위안(약 4조9000억원)이었다.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중롄중공업+테렉스'의 연간 매출 규모는 100억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전세계 중장비업체가 '휘청'대고 있는 만큼 두 대형업체의 결합이 두 기업의 활로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중롄중공업 측은 "인수가 성사되면 상호보완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테렉스는 고소작업대, 크레인 등이 주력 제품이라면 중롄중공업은 건축용기계, 환경설비와 농기계가 핵심 분야로 두 기업의 결합은 시장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테렉스는 유럽과 미국, 중롄중공업은 중국과 신흥 개발도상국을 공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롄중공업의 테렉스를 인수 여정은 험난할 전망이다. 중롄중공업은 "미국 당국이 인수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반드시 승인을 얻어 인수하겠다"는 각오지만 실제로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테렉스 인수를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가 현지 정부 당국의 반대로 무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중국 민간투자업체 푸싱(復星)그룹이 이스라엘 에너지기업 델렉 소유의 보험사 피닉스 홀딩스 지분 인수계획을 당국 규제를 이유로 포기했다. 중국 국유기업 화룬(華潤)그룹의 미국 반도체업체 페어차일드 인수 계획도 페어차일드가 당국 승인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면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