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투자회의] 신산업·서비스업 주도 투자·일자리 ‘두 토끼’ 잡는다
2016-02-18 07:59
한국경제·산업 질적 변화 직접 관여…박 대통령 강조 분야 시선집중
50만개 일자리·50조원 투자효과 기대…관련법안 통과 '넘어야 할 산'
50만개 일자리·50조원 투자효과 기대…관련법안 통과 '넘어야 할 산'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17일 내놓은 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이하 무투) 핵심은 투자와 일자리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신산업과 서비스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8차에 걸쳐 푸드트럭, 한류 전용 공연장 등 주로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두고 추진한 무투가 이번 9차에서는 한국경제 산업 변화에 직접 관여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산업과 서비스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이번 무투에서 제기된 산업군의 성과에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50조원의 투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신산업 등에서 약 50만개 정도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정부 ‘한국형 신사업’ 착수…제조업 탈피 안간힘
정부는 최근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부분을 감안해 상당히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데 주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번 9차 무투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고민이 반영됐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장적 제정정책, 소비활성화 대책 등으로 경제활성화 성과를 거뒀지만 가계 소비와 재정여력 한계로 인해 민간부문 투자활성화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여기에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국내에서 투자기회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새로운 투자기회와 일자리가 창출되는 분야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정부도 마냥 제조업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디긴 하겠지만 신산업 발굴이 더 늦어질 경우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침체를 막을 수 없다는 우려도 이번 무투 대책에 영향을 줬다.
신시장을 거론된 스포츠, 바이오, 공유경제는 국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국내 스포츠 시장은 23조원 규모 관광산업의 1.8배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지난 2013년 41조원이던 국내 스포츠 시장은 내년 50조원 규모로 성장할 만큼 매력적인 사업이다.
바이오 시장은 세계시장이 연평균 9.8% 성장하는 블루오션이다. 오는 2020년 635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 관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공유경제도 저성장 중심의 세계경제에서 틈새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3년 51억 달러 수준이던 공유경제는 오는 2025년 3350억 달러로 성장가치가 큰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콜택시 개념을 도입한 우버가 대표적 공유경제 기업이다.
이찬우 차관보는 “이번 대책을 올해 경제성장률과 바로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투자 확대 방안을 계속해서 찾다보면 성장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투자 확대는 좋지만…곳곳에 ‘대못’은 여전
정부가 의욕적으로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포부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일단 새로운 사업이나 정책을 추진하는데 가장 걸림돌인 관련 법안 통과가 관건이다.
이번 대책에서 나온 117개 과제 중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것은 21개다. 주요 쟁점 법률의 국회 통과 여부가 아직도 논란을 겪고 있어 이들 법률의 제·개정은 19대 국회에서 사실상 상정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투자 확대 등을 유도하겠다는 정부 의도는 좋지만 보다 현실적인 규제 완화가 더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유경제와 관련한 정책은 기존에 제기된 문제점과 민원을 해소하는 수준에 머물러 아쉽다”며 “숙박·차량 공유를 통해 창업 붐이 일어나고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려면 획기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될 정도로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이번 무투에서 빠진 부분도 아쉬운 대목이다. 제조업 의존도를 낮추더라도 당장 제조업을 버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는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근본적으로 제조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현장 대기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요 부족을 해결해 제조업체가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