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 문자전쟁, 빅토리아 베컴 SNS에 '불똥'

2016-02-17 08:51

[사진=인스타그램]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빅토리아 베컴이 홍콩 지점 개장 소식을 중국어 간체자로 적었다가 홍콩 거주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빅토리아 베컴이 지난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홍콩에 새로운 지점을 연다는 소식을 표준 중국어인 보통화의 간체자로만 적었다가 홍콩 네티즌의 반발을 샀다고 환구시보(環求時報)가 17일 보도했다. 간체자는 중국 본토에서 주로 쓰이고 홍콩에서는 사용 빈도가 그닥 높지 않다.

빅토리아는 영어로 "홍콩에 오게 되다니 정말 기대된다"며 개장 날짜를 적은 뒤 중국어 간체자로만 같은 내용을 게시했다. 홍콩 네티즌은 "당신이 쓴 문자가 진짜 중국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홍콩을 존중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빅토리아는 후에 번체자로 적은 글귀도 추가해 비난 여론을 잠재웠다. 하지만 이 갈등이 홍콩 네티즌과 본토 네티즌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홍콩 학생들이 15일 교육부 앞에서 간체자 교육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홍콩 교육 당국은 지난해 12월 웹사이트를 통해 "초등학생 교육 과정에 간체자 교육 과정을 추가하라"며 "학생들에게 간체자를 가르쳐 중국 본토 및 해외 국가와의 소통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공지했다. 

홍콩 교육부의 방침은 즉각적인 충돌을 야기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는 "모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워나가는 시기에 홍콩에서 잘 쓰이지 않는 번체자까지 가르칠 필요성이 불충분하다"며 "아이들의 학습 효율성까지 저하시킨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민주 진영은 지난주 교육부 앞에서 "결정을 철회하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에디 응(吳克儉) 홍콩 교육국 국장은 5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교육은 도덕적 가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조화로운 사회의 중요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간체자 교육을 두고 '세뇌 교육'이라고 부르거나 그러한 슬로건을 내건 광고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