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12개월 연속 상승...옐런 발언에 '고공행진'

2016-02-12 14:28
기준금리 오르면 금값 하락...금리 인상 보류 계획에 상승 전망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금융시장 불안과 달러 약세 등의 영향으로 금값이 치솟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보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당분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53.2달러(4.5%) 급등한 1247.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18%나 뛰어올랐다. 이날 장중 한때 1263.9달러까지 상승하면서 2013년 9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 기준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금값 상승에 따라 은값도 동반 상승하면서 광산주 등의 주가도 급등했다. 비즈니스스탠다드가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은값은 온스당 51.2센트(3.4%) 오른 15.794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6월 4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백금도 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값 상승의 배경으로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달러 약세 등이 꼽힌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상도 금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루만에 최대 상승폭을 갈아치운 데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이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옐런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배포한 자료를 통해 "경제지표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금리인상 속도를 더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11일(현지시간)에는 "필요한 경우 마이너스 금리 도입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기준금리가 한 번 오를 때마다 금값은 온스당 50달러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준이 올해 안에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3~4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금값이 17%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올해 0.25%포인트씩 3번만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1.3%대까지 오른다"며 "이대로라면 금값이 온스당 1100달러까지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이 나오면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경제 둔화로 인해 저금리 상태가 이어지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더 상승할 수밖에 없다. 금융 정보 사이트 시킹 알파(Seeking Alpha)는 금값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연말에는 온스당 약 150달러가 더 올라 1400달러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중국의 금 수요도 금값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리스테어 메도우스 WGC 시황담당 총괄대표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보석, 골드바, 코인 등의 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금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투자 수단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