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숍 순위 각축전…또 다시 지각변동
2016-02-12 08:57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화장품 원 브랜드숍 시장에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더페이스샵이 전체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니스프리가 처음으로 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며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반면 미샤와 에뛰드하우스는 실적 악화로 순위 경쟁에서 밀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매출 6291억원으로 브랜드숍에선 1위를 지켰다. 지난 2014년 6101억원보다 3.11% 성장했다.
전체 매출로는 1위다. 하지만 ‘보브’ 등 자회사 실적이 포함돼 단일 브랜드 매출만으로는 2위와의 격차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뒤처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영업이익은 598억원으로 2014년 대비(690억원) 13.33% 감소했다.
2위는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다. 이니스프리는 최근 3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면서 처음으로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이니스프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921억원, 12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64% 성장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5위권 밖에 머물렀던 이니스프리가 최근 단일 브랜드 매출 1위로 급부상한 것은 제주도를 기반으로 한 자연주의 콘셉트가 국내외 여성들에게 적중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도 좋아져 영업이익은 1위인 더페이스샵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업계에서는 2010년부터 화장품 업계 왕좌를 지켜온 더페이스샵의 독주 체제가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숍 화장품 시장은 2000년대 초반 시작돼 미샤와 더페이스샵이 줄곧 1,2위를 다투며 라이벌 경쟁을 벌여왔다. 이니스프리는 당시만 해도 선두권은 물론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 등 중위권 브랜드에도 밀려 6~7위에 있었지만 6년 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3위를 지킬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4200억원의 매출액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약 60억원)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잇츠스킨과 네이처리퍼블릭도 지난해 각각 2900억원, 2800억원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돼 4~5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257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8% 역신장해 또 다시 한계단 밀려났다. 영업이익도 24억원으로 전년대비 78% 줄었다. 이 브랜드는 론칭 초반에는 무서운 성장 속도로 이니스프리를 따돌리고 3위까지 올라갔지만 2013년 이후 실적이 계속 악화되면서 6위권으로 밀려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세먼지, 환경오염, 중국 등 화장품 업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장수 브랜드숍 순위도 매해 달라지고 있다"며 "꾸준한 히트제품 개발과 연구 없이는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