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은행 주인 찾으러 해외 세일즈 심혈

2016-02-08 14:27

[사진=우리은행 제공]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자사의 매수자를 찾기 위해 해외 세일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오는 16일 해외 투자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11일 간 일정을 계획으로 출국한다.

가장 먼저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자본시장을 방문 이후 18일 유럽으로 이동해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친다. 이 행장은 오는 26일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김승규 부사장이 유럽에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민영화 방침이 발표된 이후 이 행장이 직접 IR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형식 또한 여러 투자자를 상대로 설명하는 일반적 그룹 미팅 방식이 아닌 각 기관을 1대1로 방문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 우리은행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점을 설명할 방침이다.

이렇게 행장까지 나서서 직접 아시아와 유럽의 금융 허브를 방문하는 것은 유력한 매수 후보자로 점쳐지던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의 여파로 인수가 힘들어진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과점주주 분할 매각 방식으로 우리은행의 5번째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 중동 지역 국부펀드를 상대로 매각 협상을 진행해 왔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해 8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해 정부 및 국부펀드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며 매각 진행을 추진했다. 실제 UAE 측과의 협상에선 상당한 진척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각 조건에 대한 쌍방 간의 간극을 좁히기도 전에 국제유가 하락폭이 커지면서 중동 국부펀드들이 인수에 부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다른 지역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고자 이 행장이 직접 출장을 떠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수익성과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은 우리은행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여건이다.

우리은행은 더불어 지난 4일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서 연간 당기순이익 1조5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민영화 방안에 따라 매각된 증권계열 자회사와 분할된 지방은행 관련 손익(중단사업손익·7천787억원)을 제외한 기준으로 비교하면 지난 2014년보다 143.3% 증가한 수치다.

부실채권(NPL) 비율도 지난해 1.47%로 2014년의 2.10%보다 0.63%포인트 낮추는 데 성공했다. 성동조선·SPP조선·대선조선·STX조선 등 조선 4사의 NPL을 제외한 비율은 1.23%까지 떨어졌다.

개선된 수익성과 건전성을 앞세워 현재 우리은행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이해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주가는 898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11월 1만5400원에 달했던 주가가 불과 1년여 사이에 낙폭이 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외 방문을 통해 은행주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에게 현재 우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