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車 시장, 돌아온 맹주 유럽 업체 對 현대차 등 아시아 업체 본격 경쟁

2016-02-10 00:00

이란 연도별 자동차 판매량.[자료=외신·위키피디아]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빗장 풀린 이란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소리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경제 제재 이전에 이란 자동차 시장의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던 푸조와 르노는 이미 현지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현지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현대차, 닛산, 마쓰다 등 아시아 업체도 현지 업체와 조율을 통해 중동 최대 자동차 판매국인 이란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다임러, 르노, 푸조시트로엥, 닛산, 마쓰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이란 공략이 본격 시작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2년 이란에 대한 본격적인 경제 제재가 되기 전 현지 조립 생산을 포함해 연 4만대 규모의 판매를 기록했다. 이후 경제 제재로 주춤하다가 지난해 다시 완성차 1만1875대를 팔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했다.

이란핵반대연합(UANI)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4년 이란력 상반기(3월21일~9월22일)에 총 수입된 5만1967대의 차 중에서 2만4991대를 차지해 약 절반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9339대, 중국 지리차 5783대, 도요타 4528대, 르노 1086대 등이 판매됐다.

이에 따르면 경제 제재 기간에 푸조와 르노의 빈자리를 현대기아차가 채우고 현지 들어가 이란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쏘나타, 투싼, 모닝, K5 등이 주력 수출 모델이며, 현지 생산은 정해진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란에 진출한 해외 업체 중 여전히 1위는 푸조시트로엥이다. 경제 제재 이전에 연 45만대를 생산하던 푸조는 다시 예전 판매량 회복을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푸조는 이란호드로와 50 대 50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50%를 생산하는 조건으로 400만유로(약 53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푸조는 50년된 현지 공장을 새로 개조하고 2017년부터 푸조 208 해치백 , SUV 2008, 세단 301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르노는 이미 이란에 ‘산데로’와 ‘로간’을 CKD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는 호드로이란, 사이파 등 현지 자동차업체와 ‘클리오’와 ‘캡처(한국명 QM3)’ 등 추가 모델을 생산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업체 닛산은 르노의 현지 파트너인 파르스 호드로와 협력 했었으며, 2013년 봄 중단 이후 처음으로 이란에 조립부품 운반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 체리자동차는 이란에서 현지생산능력을 확대해 2018년까지 연간판매 1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2014년 자동차 109만대를 판매했던 이란은 제재가 풀린 이후 2017년에는 2011년 판매량인 160만대 수준을 회복하고, 2019년에는 2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