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응답하라 1988' 라미란 "류준열·안재홍, 외탁이구나 싶었죠"
2016-02-04 01:02
“(예고편 격인) 0회를 보고 ‘우리 망했구나’ 싶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분이 공감해주셔서 촬영 내내 감사했어요. 제가 세수도 안 하고 동네를 자주 돌아다니는데 여기저기서 ‘정봉이 엄마’라고 불러주세요. 그럼 제가 또 맨얼굴로 돌아보고…몸 둘 바를 모르겠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응답하라 1988’은 아마도 제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라미란이 ‘응답하라 1988’을 인생작으로 꼽는 이유는 작품이 케이블TV 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19.6%)을 기록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근래 보기 드문 드라마였다. 가족을 들러리로 취급하는 기존 작품과는 달리 이집·저집, 엄마·아빠 이야기를 전면에 세운,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라미란은 정환(류준열), 정봉(안재홍)의 엄마로 출연했다. “감독님이 ‘아들 역 하는 배기대하지 마라. 진짜 못생겼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저는 ‘잘생긴 젊은 배우랑 하는 거 아니면 안 하겠다’고 했죠. 그런데 딱 보는 순간 ‘외탁했네’ 싶을 만큼 정말 닮은 거예요. 못생겼어도 할 말이 없더라고요. 근데 원래 못생긴 남자한테 빠지면 약도 없다고 하잖아요? 많은 분이 이미 헤어 나오기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요.”
“아줌마 역할이라도 어디 다 같은가요. 계속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게 재밌어요. 히말라야를 언제 가 보겠어요. 치악산도 안 가는데…직접 겪지 못하는 일을 경험하고, 사랑도 받고, 돈도 벌고. 정말 최고의 직업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 이 인기가 얼마나 가겠느냐. 반짝이다. 우박처럼 떨어지는 인기를 즐기겠다”는 그에게 배우로서 품은 최대한의 욕심을 물었다.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