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구조조정 안되면 국민이 부실과 충격 떠안아" 18개법안 처리호소
2016-02-02 15:30
국무회의 주재…"경제빨간불인데 발목…왜 의료민영화와 나쁜 일자리, 쉬운 해고로 둔갑시키는가"
청와대, 더민주 김종인 위원장의 박 대통령 생일 축하난 세 차례 사양했다 뒤늦게 받아
청와대, 더민주 김종인 위원장의 박 대통령 생일 축하난 세 차례 사양했다 뒤늦게 받아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의 합의처리를 파기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국민들께서는 여야가 국민 앞에 서약까지 해놓은 입법을 하루아침에 깨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기가 막히실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그동안 수없이 부탁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과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파견법 등 노동개혁법은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통과돼야 할 법안들"이라며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데 발목을 잡아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기업들과 개인 창업자들의 미래를 가로막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약 21분에 걸친 모두발언을 통해 민생안정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18개 법안들의 조속한 국회 처리의 필요성을 조목조목 밝히면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세대간 상생고용 생태계를 만들고 양질의 일자리 늘리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일을 왜 의료민영화와 나쁜 일자리, 쉬운 해고로 둔갑시켜 가로막는지, 그런 행위가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서비스발전기본법에 대해 “관련법을 고치지 않고서는 보건의료 공공성을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한 사실인데도 근거없는 이유로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원샷법과 지난해 말에 일몰로 효력을 상실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처리가 지연되는 데 대해 "과거 IMF 위기 때 경험했듯이 제때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와 소중한 일자리가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부실이 늘어나고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 전반에 커다란 충격은 물론 그 대가를 국민 모두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명문 장수기업에 대한 지원 근거가 담긴 중소기업진흥법, 법정 최고금리 인하안을 담고있는 대부업법과 서민금융 총괄기구의 설립근거 등을 담은 서민금융생활지원법의 국회 처리도 강도 높게 주문했다.
또한, "대규모 재정증가를 초래하는 의원 입법에 대해 이에 상응하는 재정조달방안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페이고 원칙을 확립해 중장기 재정 건전성을 지켜나가야 한다"면서 2년 이상 국회에 묶여있는 '페이고법'(국회법)의 통과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권을 향해 "부디 정치권에선 대안있는 경제정책과 경제를 살리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현실 가능한 정책으로 비판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선거때 마다 국민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칠 것이라고 했던 말씀들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약속과 신뢰를 지키는 신의의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64번째 생일을 맞은 박 대통령에게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황금강’이란 생일 축하난을 보내려했지만, 청와대가 세 차례나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대통령은 현기환 정무수석의 보고를 받고 이를 크게 질책했고, 뒤늦게 이병기 비서실장을 통해 야당의 축하난을 전달받았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현 수석은 처리가 합의된 법안조차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일 축하 난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난을 정중히 사양했었다"고 설명했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경제민주화 공약을 설계한 김 위원장은 더민주 사령탑을 맡은 후인 지난달 29일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의 본회의 처리라는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파기해 여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