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의 반란 테드 크루즈, 트럼프 돌풍 잠재우나

2016-02-02 14:12
유권자 밀착 선거운동 효과본 듯…여세 몰아 대세 굳히기
복음주의자들 주요 지지층…주류와는 거리있는 티파티 출신

[사진=테드 크루즈 트위터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공화당의 트럼프 돌풍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1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공화당에서는 테드 크루즈 후보가 승리를 거머줬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크루즈 후보는 이날 27.7%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4% 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다. 

1년에 달하는 미국 대선 여정의 첫번째 관문이자, 여론 흐름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테드 크루즈의 캠프는 한 껏 고무된 분위기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가 독특한 독설과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벌여왔던데 반해 크루즈는 직접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유세를 펼쳐왔으며, 이 방법이 주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크루즈는 유세 기간 동안 아이오와 99개 카운티를 모두 방문했다. 특히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복음주의자 지지층이 두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승리가 확정되자 크루즈는 직접적으로 트럼프와 강경주의자인 그를 무시했던 공화당 주류 세력에 동시에 공격했다. "아이오와는 공화당의 대선주자 그리고 다음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미디어에 의해 워싱턴의 기득권 층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티파티 출신인 그는 공화당 내에서는 비주류로 꼽히고 있다. 

크루즈 의원은 아이오와 승리의 여세를 몰아 경선 주자의 위치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코커스 결과가 9일 실시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판세에 얼만큼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1일 공개된 CNN-WMUR의 뉴햄프셔 공동 여론조사(1월27∼30일·공화 유권자 409명)에서 크루즈 의원은 12%를 얻는데 그쳐 30%를 기록한 트럼프에 18%포인트나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크루즈 의원은 아버지는 스페인계 혈통의 쿠바인이고 어머니는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피가 섞인 백인 미국인으로, 크루즈 본인은 1970년 12월 캐나다 앨버타 주 캘거리에서 태어났다. 2012년 텍사스 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쿠바 이민자 가족 출신에 아메리칸 드림의 표상으로 공화당 내의 유력 대선후보 주자로 떠올랐다.

한편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혔던 트럼프 캠프는 예기치 못한 패배에 다소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의 득표율을 기록한 트럼프는 이제 23%의 지지를 오르며 
3위에 오른 마르코 루비오에게도 추격당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캠프쪽은 이제 물론 차기 경선지역인 뉴햄프셔를 향해 뛰것이라며 애써 이번 패배의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자신에 대한 지지를 실제 투표로 연결하는데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1위가 '거품'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