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양심' 히라노 노부토, 일제강제동원역사관 깜짝 방문

2016-02-02 10:24

히라노 노부토 일본 평화활동지원센터 소장이 지난달 31일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상설전시실에서 자신의 얼굴사진이 전시된 '일본, 양심의 목소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일제강제동원역사관]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정부의 태도가 매우 우려됩니다."

지난달 31일 부산 남구에 있는 일제강제동원역사관(관장 김진수)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상설전시실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전시자료인 '일본, 양심의 목소리'의 주인공 히라노 노부토 평화활동지원센터 소장은 내방해 이같이 말했다.

2일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따르면 히라노 노부토 소장은 이날 자이마 히데카즈 변호사, 임범부 변호사(교포 2세)와 함께 역사관을 찾아 약 1시간 30분 동안 상설전시실을 관람했다.

히라노 소장 측이 사전에 일본어 해설을 요청할 때 별다른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어 전시해설을 맡은 역사관 직원조차도 일본 노신사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직원은 전시해설을 이어가던 중 상설전시실 끝자락에 위치한 '일본, 양심의 목소리' 벽면 전시를 마주하고서야 사진 속에서 미소 짓고 있는 히라노 노부토 소장이 바로 직원 옆에 서 있는 그 노신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히라노 소장은 지난 1986년 '나가사키현 피폭 2세 교직원회'를 결성하고 재한 피폭자 지원활동을 벌여왔다.

또 '전국 피폭자 2세 단체연락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평화활동지원센터에서 원폭 피해자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도 원폭피해자 관련 소송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가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히라노 소장은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개관 준비 중일 때부터 눈여겨봐 왔고, 이번 한국 일정 중에 개관 소식을 듣게 돼 기쁜 마음으로 방문했다"며 "원폭피해 문제만큼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히라노 소장은 일본에서 매주 금요일 피폭·강제동원 등에 관한 시위와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다.

히라노 소장은 "역사관을 거점으로 하는 한·일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히라노 소장은 내달 중 일본 고교생 20여명과 함께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