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개미세계탐험전' 외래종 없는 국제전 논란
2016-02-02 00:41
예산 부풀리기… 420억 예산내역 불명확한 공개…불거지는 각종 ‘의혹’
아주경제 서중권·허희만 기자=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국제개미전시박람회에는 외국 개미가 없다?”
국립생태원(원장 최재천)이 특별전시회를 벌이고 있는 ‘개미세계탐험전’에 외래 개미가 없어 관람객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이 특별전에 책정된 예산과 지출내역이 맞지 않는 데다 개미구입비가 일반 시중가와 엄청난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어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또 그해 6월부터는 동남아시아와 미국, 코스타리카에서 베짜기개미, 기가스왕개미 등 해외 개미 6종도 추가로 선보일 것이라며 ‘개미세계탐험전’을 홍보했다.
개미를 주제로 한 대형 생태전시는 국내 최초로 기획된 것이며 해외 개미를 살아 있는 생물로 전시하는 것은 최초라는 자평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이 특별전시회는 5억8000만원의 예산을 들인 것으로 돼 있지만 시설물 설치와 개미구입비 등으로 사용된 2억1200만원만 기록돼 있다. 3억7000여만원의 예산 지출이 누락된 것이다.
특히 개미구입비는 시중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본지의 정보공개청구로 국립생태원 측이 답변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개미 11종 구입에 모두 8160만원과 워크숍 등 모두 1억원 가까이 지출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서울에서 개미 채집과 사육, 판매 등을 10년 넘게 전문으로 하고 있는 C 대표는 1종당 100~500마리를 10만원에 공급해줄 수 있다고 약속했다.
C 대표는 “국립생태원의 ‘개미세계탐험전’을 관람했다. 그곳의 개미종류는 10여종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개미다. 희귀종은 없고, 모두 얼마든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개미로 1종당 100~500마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C 대표는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20~30종의 개미를 공급해줄 수 있고, 1000마리 이상 구입 시 30만원이며 채집시기에 따라 가격대가 약간 다르다고 설명했다.
C 대표가 개미를 채취해 납품했을 경우, 1종당 1000마리씩을 납품해도 11종이면 개미구입비는 모두 330만원이다. 물론 개미집을 지어주는 조건이다.
이 같은 문제점과 관련해 국립생태원의 불명확한 예산 내역과 함께 해명자료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을 감안하면 각종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립생태원은 “국내외 개미를 함께 볼 수 있다”는 허위 홍보마케팅과 개미구입비 부풀리기 의혹 등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천 국립생태원은 환경부 소속으로 지난 2013년 문을 열고 올해 초 누적관람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직원 338명이 근무하며 매년 420억원의 정부지원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한편 '개미세계탐험전'은 내년 2월까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