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사 현황 공정위 허위 신고, 고의성 없었다"
2016-02-02 00:01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본 내 계열사 자료를 허위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의 과거 행위에 대한 제재 절차에 돌입했다.
공정위는 1일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미제출·허위 제출하고 소속 11개사가 주식 소유현황을 허위 신고·공시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가 드러나 사건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계열사는 국내 롯데의 사실상 지주사인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리아, 롯데물산 등이다.
롯데는 국내 계열사 11곳의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를 비롯해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을 총수 일가와 관련 없는 '기타 주주'가 소유한 회사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형제의 난'을 계기로 일본 해외 계열사의 실소유주가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일본 계열사를 '기타 주주'로 허위 신고하면서 총수 일가 내부 지분율은 85.6%에서 62.9%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가 일본 해외 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대기업집단이 지분 관련 허위 자료를 제출할 경우 공정위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총수를 검찰에 고발할 수 있다.
결국 신격호 회장이 검찰 고발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허위 공시에는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정위의 검찰 고발을 포함한 처분 수위는 앞으로 열릴 전원회의에서 확정된다.
공정위는 해외 계열사를 기타 주주로 신고했을 때 탈세 등을 통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롯데가 일본 기업 이미지를 벗으려고 주주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호텔롯데의 경우 지분 99.3%를 일본 계열사가 들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배당 등이 대부분 일본으로 흘러들어 가기 때문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 "그동안 일본 롯데 계열사에 대한 자료 제출이 일부 미진했던 것은 일본에서 사업에 성공한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회사의 수익금을 조국에 투자하면서 한국 롯데를 설립하게 된 역사적인 배경과 한·일 롯데 경영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고의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호텔롯데의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월 28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면서 "호텔롯데 상장은 경영투명성 확보 차원뿐 아니라 일본롯데 계열사들의 한국 롯데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의미가 있고 호텔롯데 상장에 이어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등 주요 계열사의 상장도 계획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일본롯데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9만5000여개(14년 4월 말 기준)에 달하던 순환출자 고리를 2014년 7월과 지난해 8월, 10월 계열사 간 지분 거래, 신동빈 회장의 사재 출연을 통한 주식매입 등으로 단절시켜 67개(15년 12월 말)의 순환출자 고리를 남겨두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과정만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