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세계은행에 자금 요청...산유국 몰락 초읽기?
2016-02-01 11:29
지난달에는 아제르바이잔도 자금 요청...저유가에 따른 도미노 붕괴 우려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가 세계은행(WB)과 아프리카개발은행(ADB)에 긴급 자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 붕괴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이지리아가 WB와 ADB에 요청한 금액은 각각 25억 달러, 1억 달러 등 모두 35억 달러(약 4조 2230억원)다. 긴급 자금을 요청한 것은 저유가에 따른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국가 소득의 70%를 석유에서 발생하는 수입으로 충당했으나 올해는 3분의 1로 급감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월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유가 하락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인 150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나이지리아가 지난해 2.8∼2.9% 성장했고 올해는 3.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지리아의 2014년 성장률은 6.8%였다.
진 리언 IMF 나이지리아 대표는 "저유가 현상에 따라 나이지리아가 심각한 외부적·재무적 난관에 직면한 것에는 동의한다"면서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필요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앞서 또 다른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도 지난달 자본 통제를 강화하고 WB와 IMF에 긴급 자금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유가 영향으로 주요 산유국의 경제가 흔들리면서 자칫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도미노 붕괴 가능성도 나온다.
카스피해 연안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은 전체 수출의 95%, 정부 재정 수입의 75%를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으로 경제 위기에 빠지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했다. WB와 IMF는 아제르바이잔에 40억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