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한다...매매·결제 단일계좌로 처리

2016-01-31 12:00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매매·결제가 단일 계좌에서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외국인 통합계좌(omnibus account)'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외국인 투자 모니터링, 투자한도 관리 지원 등을 위해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는 유지하되 투자절차상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3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외국인 통합계좌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가 다수 투자자의 매매를 통합해 처리하기 위해 본인명의로 개설한 계좌로, 오는 5월부터 시범운영되고 내년부터 전면시행될 예정이다.

적정한 자격을 갖춘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는 금융감독원에 투자등록을 하고, 최종투자자의 주문·결제를 대행하게 된다. 최종투자자는 외국인 투자등록증을 사전에 발급받은 외국인에 한정된다.

계좌명의자는 최종투자자로부터 주식 주문을 받아 국내 증권회사에 개설한 통합계좌를 통해 일괄 매매주문을 할 수 있으며, 통합계좌를 통해 이뤄진 주문의 매매체결 내역에 따라 결제도 통합계좌에서 이뤄진다.

증권회사 또는 보관기관은 계좌명의자로부터 최종투자자의 투자내역을 받아 결제가 이뤄진 후 즉시 금감원에 사후 보고를 해야 한다.

금감원에 사후 보고된 내용은 외국인 투자관리시스템(FIMS)을 통해 외국인 자금 모니터링, 투자한도 관리 등에 활용된다. 금융위는 통합계좌를 도입함으로써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계좌관리·매매·결제 과정이 간편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외국인 개인 및 중소 기관투자자도 글로벌 증권사를 통해 손쉽게 우리 증시에 투자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업무를 대행하는 국내 증권사, 보관기관의 업무도 크게 간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별펀드별로 각각 계좌를 관리하고 매매주문, 체결, 결제하던 후선업무가 통합계좌에서 일괄 처리돼 업무부담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후보고를 통해 최종투자자의 투자내역을 알 수 있어, 외국인 투자등록제도의 핵심기능인 외환·주식시장 모니터링도 가능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글로벌 지수를 추종하는 대규모 글로벌 투자자(패시브 펀드)의 비중이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옴니버스 계좌' 영업형태도 증가하고 있다"며 "반면, 일부 공공적 법인을 제외하고 외국인 투자한도도 폐지돼 과거와 같이 외국인 투자등록을 경직적으로 운영할 필요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를 이런 글로벌 거래관행 등에 맞게 합리적이고 유연한 제도로 개편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련규정 개정 및 시스템 구축 등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을 위한 후속조치를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