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지카 감염자 400만 예상"…비상 사태 선포 논의
2016-01-29 09:54
엘니뇨 영향으로 확산 가능성 높아...백신·치료제 없어 예방에 집중해야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지난해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대륙에서 발견된 이후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보건규정에 따라 지카 바이러스 대책 긴급위원회를 2월 1일 소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긴급 위원회는 지카 바이러스 발생에 따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여부와 바이러스 발생 지역에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 WHO에 권고할 예정이다.
'이집트 숲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의 지카 숲에 사는 붉은털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아직 감염에 따른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신생아 소두증의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다. 소두증은 신생아의 두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채 작은 뇌와 머리를 작고 태어나는 뇌 손상을 말한다.
현재 브라질 등 남미 대륙에 이어 미국, 아시아, 유럽 등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WHO 미주지역 본부는 과거 뎅기열에 걸린 사례를 고려할 때 미주대륙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내년까지 300만∼4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되더라도 아픈 증상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지카 바이러스가 백신이나 특별한 치료법, 신속 진단 테스트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주의가 더욱 요구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