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흥분성 시냅스 발달 관여 접착단백질 작동원리 규명

2016-01-28 07:19

신경세포막에 존재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LRRTM3 단백질이 기억과 학습에 관련된 뇌부위 가운데 하나인 해마의 치아이랑에서 흥분성 시냅스 발달에 관여하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그림=미래부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신경세포 연결을 주관하는 시냅스 접착단백질에 의한 새로운 흥분성 시냅스 작동 원리를 처음 규명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28일 밝혔다.

시냅스 접착단백질은 두 개의 신경세포를 물리적으로 연결해 모든 뇌 활동의 기본단위인 시냅스 형성을 돕는 신경세포 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흥분성 시냅스는 하나의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를 흥분시키느냐 억제시키느냐에 따라서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로 분류된다.

시냅스는 뇌의 기능을 수행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로서 수많은 뇌세포들간에 신경전달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다양한 시냅스 단백질들 중에서 시냅스 접착단백질들에 의해서 초기 시냅스가 형성되고 성숙화된다.

최근 들어 LRR(leucine-rich repeat)라 불리우는 도메인을 갖고 있는 다수의 막단백질들이 시냅스 접착단백질로서 중추신경계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막단백질은 세포 막에서 발현하는 단백질로서 외부 환경과 세포간의 물질교환을 담당한다. 이들 단백질들은 자폐, 정신분열 등 다양한 뇌질환 발병에도 큰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대 고재원・엄지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LRRTM1, LRRTM2 및 LRRTM4 단백질이 뇌 해마의 다양한 부위에서 흥분성 시냅스 구조 및 기능을 조절한다는 연구결과들을 꾸준히 보고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들 단백질들에 비해서 연구결과가 전무하였던 LRRTM3 단백질이 해마의 치아이랑 과립세포의 흥분성 시냅스 구조 및 기능 유지에 중요함을 증명했다.

특히 LRRTM3 단백질은 다른 LRRTM 단백질들과 마찬가지로 neurexin 및 glypican 단백질과 시냅스 접착을 매개하는데, 이 중 neurexin간의 선택적인 접착을 매개하여 시냅스 발달을 매개함을 보였다.

또한 LRRTM3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는 유전자 조작 실험쥐의 해마 치아이랑을 조직염색 하였을 때 흥분성 시냅스의 수가 정상쥐에 비해 현저히 감소되어 있었으며, 전기생리학적 특성을 측정 시 흥분성 시냅스의 신경전달 또한 정상쥐에 비해 감소되어 있어 LRRTM3 단백질이 해마 치아이랑의 흥분성 시냅스 발달에 매우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고 있음을 약 2년 동안의 실험을 통해 증명하였다.

최근 인간유전학체 기술 발전으로 인해 LRRTM3 단백질의 유전자 복제수 변이들이 자폐 및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등에서 다수 발견되고 있으므로 본 연구 결과는 이들 뇌질환의 병인기전 규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논문에서 도출된 LRRTM3 낙아웃 마우스의 다양한 표현형들을 바탕으로 현재 LRRTM3 기능이상과 연관된 뇌질환 병인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LRRTM3 낙아웃 마우스의 다양한 행동 분석결과들이 도출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이후 특정 신경회로에서의 LRRTM3 단백질의 역할을 폭넓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고재원 교수는 “그 동안 시냅스 단백질의 기능 이상이 뇌 흥분성 및 억제성 균형 이상을 유발해 자폐증, 조현증과 같은 다양한 뇌정신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작동 기전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아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번 연구는 LRRTM3 단백질의 유전자 복제수 변이(CNV)가 다수 발견되는 뇌질환의 발병 원인 규명 및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분야의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Cell Reports)' 온라인판 15일자에 실렸다.


☞ LRRTM (Leucine-rich repeat transmembrane) 단백질
흥분성 시냅스 발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시냅스 접착단백질 중 하나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LRR (leucinr-rich repeat) 도메인을 다수 갖고 있음. 척추동물에서 4종류의 isoform이 존재하며, 본 연구에서는 그 중 하나인 LRRTM3 단백질에 의한 해마 치아이랑 (dentate gyrus) 신경세포의 흥분성 시냅스 발달 기전을 규명했다. 이 단백질은 자폐 (autism),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뇌정신질환, 퇴행성 뇌질환 등과 연관성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관련 병인기전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기초 의학개념을 제시할 것으로 생각된다.

☞ Neurexin
신경세포 전 시냅스에 존재하는 막 단백질로, 시냅스의 중요한 기능을 매개하는 핵심 시냅스 접착단백질이다LRRTM3과 마찬가지로 자폐, 정신분열 등과 같은 다양한 뇌질환과 연관성이 있음이 인간유전학 연구를 통해서 잘 알려졌다.

☞ glypican 단백질
신경세포 전 시냅스에 존재하는 막 단백질 중 하나로 다양한 세포외 기질 물질들과 결합한다. LRRTM3, neurexin과 마찬가지로 자폐 등의 뇌질환과 연관성이 있다.

☞ LRRTM3 낙아웃 마우스
LRRTM3 유전자가 발현하지 않도록 조작된 형질전환생쥐

☞ 표현형(phenotype)
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에 의해서 형성된 생물의 형질을 일컫는 말로서 어떤 개체가 가지고 있는 물리적 특성, 행동 등 겉으로 관찰되는 모든 특성을 통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