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지끈' 두통, 반복되면 업무·학습능력 '뚝'

2016-01-25 08:16
만성두통 환자 47% "능률 절반 이하 감소"
75%는 3개월 후에야 병원 찾아
"장기간 지속땐 전문의 상담을"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이 반복되면 업무나 학습에 상당한 지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두통학회는 '제1회 두통의 날'(1월 23일)을 맞아 전국 14개 병원의 신경과를 찾은 만성두통 환자 351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두통은 머리가 아픈 증상이자 질환을 말한다. 두통 증상이 한 달에 15일 이상 발생하고 3개월 넘게 지속되면 만성두통으로 진단한다.

두통은 전 국민의 90% 이상이 겪을 만큼 흔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사실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질환 가운데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두통을 삶의 질을 가장 떨어트리는 10대 질환으로 분류한다.

학회 조사 결과를 보면 만성두통 환자의 24.2%가 '최근 3개월 사이에 두통 때문에 직장에 결근 또는 학교에 결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47%는 두통으로 인해 업무나 학습 능률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사회 인식 등으로 인해 만성두통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두통 경험 후 3개월 안에 병원을 온 환자는 23.2%에 머물렀다. '3년 이후에 내원했다'는 답변이 36.6%로 가장 많았다.

업무 지장 등을 경험한 환자들도 병원 진료에는 소홀했다. 최근 3개월 사이 두통 증상으로 결근·결석한 환자 중 3개월 안에 병원을 찾은 경우는 30.6%뿐이었다.

업무나 학습 능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답한 만성두통 환자의 75%도 두통 경험 후 3개월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았다.

주민경 두통학회 부회장(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은 "만성두통은 업무·학업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만큼 삶의 질 보호를 위해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통 해결에 주로 쓰인 것은 진통제였다. 설문 응답자의 78.1%가 최근 1년 이내에 진통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었다. 또 전체의 63.8%는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먹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만성두통 환자의 상당수가 진통제를 먹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두통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응답자의 26.6%는 진통제 복용 만족도에 대해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하다고 답했다.

김병건 두통학회 회장(을지병원 신경과 교수)은 "만성두통이 있다고 진통제를 남용할 경우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두통이 장기간 지속되면 전문의와 찾아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