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어닝시즌 중간성적표 보니
2016-01-20 16:24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새해 첫 어닝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대다수 업종에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국제유가 급락과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등 산적한 대외 악재로 국내 증시가 된서리를 맞았다. 그나마 수출주가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꼽힌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2015년 4분기 실적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시장 예상치를 모두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가전과 유틸리티 업종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에서 어닝쇼크가 예상된다"며 "지난 10년 동안 4분기 실적은 매번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폭도 다른 분기보다 컸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시장 예상치를 6000억원 밑도는 6조1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삼성전자 잠정 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쳤던 8번 가운데 7번이나 코스피 실적도 같이 추락했다"며 "이를 반영해 연초 이후 국내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 및 순이익 예상치가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런 업종으로 화학을 제외한 자동차, 증권, 반도체, 건강관리, 필수소비재, 철강, 보험 등 25개 업종을 꼽았다.
당장 26~27일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차와 LG화학, SK하이닉스,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하향되고 있다.
대외 악재 역시 증시를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9%로, 1990년 이후 처음 7%대를 하회하는 등 경기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증권업계는 수출주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싸이클에 접어든 데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신흥국 통화 위험 회피 현상으로 원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한국의 수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출주 강세가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있다"며 "다만 수출 데이터가 높다고 해서 기업의 수출 매출액이 반드시 늘어난다고 볼 수 없고, 영업이익 및 순이익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 평균값은 1198원을 넘고 있고, 국제 유가 급락은 이머징 국가에 대한 통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방향성이 잡힌 만큼 수출주 투자를 확대할 시기"라고 말했다.
남기윤 연구원 역시 "환율이 상승한 이후 일정 기간이 유지됐기 때문에 이제는 이익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과 동부증권은 수출주 기업 가운데 올해 실적 성장세가 높고 최근 주가 낙폭이 컸던 현대차와 기아차, 고려아연,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LG이노텍, LG전자, S&T모티브 등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