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음성틱 장애 발병 메커니즘 규명
2016-01-21 02:00
케빈 맥캐른 박사 "대뇌 변연계 이상이 음성틱 유발"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아동에게 흔히 일어나는 음성틱 장애가 반(半) 자발적으로 일어나며 틱 행동 후 긴장감 해소 등 심리적 보상을 얻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성틱 관련 신경네트워크 변화를 통해 밝혀낸 것으로 음성틱 치료를 위한 외과적 시술법 개발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한국뇌연구원 뇌질환연구부의 케빈 맥캐른 박사는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중격의지핵을 중심으로 한 대뇌 변연계에 문제가 생겨 음성틱이 발생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파킨슨 환자 치료에 전기자극기를 뇌에 심는 '뇌 심부 자극술'이 시행되는 것처럼 뇌의 특정 부분에 전기자극을 줘 틱의 충동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맥캐른 박사는 뇌연구의 연구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본 교토대에서 유치한 영국인 과학자다. 2014년부터 한국뇌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틱장애(tic disorder)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음성틱의 경우 거슬릴 정도의 소리를 내며 습관적으로 목청을 가다듬는 증상을 보인다.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가운데 15% 정도가 틱 장애를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틱장애가 1년 이상 계속되면 ‘뚜렛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맥캐른 박사는 이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 틱장애가 있는 실험용 원숭이의 기저핵 피각(被殼·putamen) 내 운동영역에 GABA 억제약물을 주입하자 운동틱만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는 이를 통해 음성틱이 대뇌 변연계 이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추측했다.
맥캐른 박사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격의지핵에 GABA 억제약물을 주입해 변연계 이상을 유도했을 때 음성틱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PET이미징(순간순간 활동에 따라 변하는 뇌의 신진대사 측정)을 통해 음성틱에 관여하는 특정 신경망을 알아낸 뒤 관련 뇌영역에서 발생한 LEP신호(전자적 두뇌 신호)를 분석, 뇌영역들 간에 ‘알파(α)’파로 커플링(동조화)된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신경과학 학술지 뉴런(Neuron) 온라인판에 21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