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새 골프규칙 ‘앵커드 스트로크’ 판정 기준은 ‘고의성 여부’
2016-01-20 13:57
클럽 몸에 닿아도 우연히 그랬다면 ‘무벌타’…의도적 위반시엔 건건이 2벌타씩 추가돼…퍼터·퍼트 뿐 아니라 모든 클럽·샷 대상
올해부터 클럽의 일부분을 몸(손·팔 제외)에 붙여 고정한 채 스트로크하는 것이 금지됐다. 스트로크하는 동안 직접적이거나 고정점(앵커 포인트)을 사용하는 ‘앵커드 스트로크’는 모두 규칙위반이다. 롱(벨리)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퍼터 그립 끝을 가슴이나 복부에 고정한 채 스트로크하는 것을 막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건건이 2벌타가 부과된다<규칙 14-1b 신설>.
이에 따라 애덤 스콧(호주), 웹 심슨, 키건 브래들리(이상 미국), 칼 페테르센(스웨덴) 등 미국PGA투어에서 활약하는 롱퍼터 사용 선수들은 대회에 일반 퍼터를 들고 나서거나 스트로크 방법을 바꿨다. 미국PGA 챔피언스투어에서 대표적 롱퍼터 사용자인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도 시즌이 시작되면 종전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이 조항이 적용된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해프닝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PGA투어 소니오픈 4라운드 때의 일이다.
잭 블레어(미국)는 와이알레이CC 17번홀(파3)에서 티샷한 볼이 프린지밖 러프에 멈추자 우드로 칩샷을 했다. 볼은 홀에 붙어 그는 파를 세이브했다.
그런데 그가 샷을 할 때 그립끝이 가슴에 닿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중계 화면에도 그립끝이 가슴에 닿는게 보였다. 그러나 녹화 테입을 보고난 경기위원회에서는 “스트로크를 한 뒤에 클럽 끝이 블레어의 가슴에 살짝 닿기는 했으나 고의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므로 ‘노 페널티’다”고 판정했다. 블레어는 합계 19언더파 261타로 단독 3위를 차지했다.
경기위원회에서는 ‘고의성 여부’를 판정의 근거로 삼았는데, 이는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경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국 골프위크는 라이언 파브의 해설 기사를 실었다. 파브는 미국PGA 프로골퍼이며, 미국 노던 캘리포니아골프협회 골프규칙교육 매니저다.
◆앵커링 금지는 모든 클럽에 해당
앵커링이 금지되는 것은 퍼터 뿐 아니라, 모든 클럽에 다 해당된다. 또 퍼트 뿐 아니라 모든 스트로크를 할 때 다 적용된다. 이를테면 그린 주변에서 웨지를 몸에 댄 채 스트로크하는 것도 앵커링에 해당하므로 위반시 벌타가 따른다. 다만, 롱퍼터나 벨리퍼터를 쓰더라도 몸에 앵커링만 하지 않으면 상관없다.
◆우연히 클럽이 몸에 닿으면 페널티 없어
스트로크하는 동안 그립이 가슴에 닿으면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아는 골퍼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규칙은 고의적으로 앵커링(직접적이든 고정점을 사용하든)하는 것만 금지한다. 고의성이 없거나 우연히 클럽이 플레이어의 몸에 닿으면 벌타가 따르지 않는다.<재정 14-1b/6>
◆클럽이 몸에 닿지 않아도 팔뚝 붙여 고정점 만들면 앵커링으로 간주
규칙 14-1b는 ‘고정점은 플레이어가 의도적으로 팔뚝을 몸의 어느 한 부분에 붙여서 클럽을 잡은 손이 안정점이 되고 (그 곳을 기점으로) 다른 손이 스윙하도록 할 때 생긴 것이다’고 돼있다. 요컨대 클럽을 직접적으로 몸에 대지 않았지만, 다른 손이 클럽을 안정적으로 휘두를 수 있도록 팔뚝을 몸에 대는 것은 앵커 포인트가 된다. 이 경우 시계추와 같은 동작을 유발할 의도가 있다고 보므로 금지한 것이다.
◆‘앵커드 스트로크=실격’은 아니다
개정된 규칙에 따라 앵커드 스트로크를 하면 무조건 실격당하는가? 아니다. 이 규칙 위반시 매치플레이에서는 그 홀의 패(敗),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위반할 때마다 2벌타가 부과된다. 클럽 개수 초과나 때 부과되는 것처럼 ‘한 라운드에 최고 4벌타’가 아니라, 위반 횟수에 따라 6벌타 8벌타 10벌타까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