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기업간 인수합병(M&A) 규모 사상최고치 다시 경신하나

2016-01-20 14:29
코웨이·ING생명·씨앤앰 등 대어들 줄줄이 매물로
실탄 쥔 기업들 신사업 모색위해 '기업쇼핑' 줄 이을 듯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지난해 국내 M&A(인수·합병) 시장 규모가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에도 '기업 쇼핑' 시장에 대어(大漁)들이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어 작년 기록을 경신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시장 규모는 지난해 77조원을 기록해 역사상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거래건수도 427건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말 한화그룹의 삼성의 석유화학부문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SK C&C와 SK 합병,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젼의 합병 등 대형 M&A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실탄’ 쥔 기업들 2016년 M&A 시장 본격 진입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서도 국내 M&A 시장은 활발한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중이다. 그 배경으로 국내기업들의 보유현금이 풍부해졌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즉 실탄을 보유한 기업들과 핵심 분야를 제외한 비주력 사업들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대기업간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란 분석이다.

유명간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이 불확실하고 재고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유동성은 풍부해졌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들은 M&A를 통해 성장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에 따르면 제조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시가총액 상위 300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28조원 수준으로 2014년 대비 약 32조원이 증가했으며 잉여현금흐름도 지난 3분기 기준 플러스(+)로 전환했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인수합병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 것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삼각분할합병 등 정책적인 이슈도 국내 M&A 시장에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의지도 M&A시장을 달구는 요소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를 달군 M&A 화두는 2016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핵심 근거는 기업과 정부의 강한 의지에 있다. 정부는 기업의 잠재 부실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을 여러 차례 표출했으며, 특정 산업의 구조조정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M&A 대어(大漁)들 올해도 줄줄이
올해 M&A 시장에 코웨이와 ING생명, 씨앤엠 등 대어들이 매물로 예정돼 있어 이를 차지하기 위한 기업간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코웨이의 경우 지난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매각 본입찰에 나섰으나 유력 인수 후보였던 CJ그룹의 불참으로 매각작업은 중단된 상태다. 코웨이의 예상 매각가액은 약 2조원에서 3조원 수준으로 이르면 2월 중 매각 작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매각가액이 최대 2조5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는 ING생명도 대어로 꼽힌다. 매각자인 MBK파트너스는 2년 전 ING생명을 1조8400억원에 인수해 매각 가치를 키워 왔다. 알리안츠생명과 PCA생명도 올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 최대 케이블방송 업체인 씨앤앰도 빼놓을 수 없는 대형 매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조만간 매각 작업이 재개될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씨앤앰의 인수 후보군으로는 LG유플러스나 태광그룹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은 상태다. 예상 매각가액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이다.

KDB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 매물도 다수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KDB생명은 올해 다시 매각 작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출자전환한 현대시멘트와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 동부제철 등도 잠재적 매각 대상이다. 아울러 1조원에 달하는 금호타이어의 매각도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의 비금융 자회사 매각과 유암코의 한계기업 인수 등으로 매물은 더 늘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대기업의 비핵심 사업 정리로 조선·건설·해운·철강 업종 등에서 크고 작은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