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 "알뜰폰 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 이끌겠다"

2016-01-19 11:05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 (사진=한준호 기자)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이번 기회에 부담 없이 써보고 알뜰폰을 평가해 달라”

최근 기본료 없이 매월 무료통화 50분을 제공하는 ‘A제로 요금제’를 출시한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는 1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싼게 비지떡이라는 알뜰폰에 대한 인식을 없애려면 우선 써보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뜰폰을 써보지 않은 새로운 고객층을 겨냥해 출시된 ‘A제로 요금제’는 이용자가 통화량을 50분 이내로 유지한다면, 단말기 할부금만 청구되고, 원래 가지고 있던 단말기로 개통할 경우 요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는 파격적인 통신요금제다.

에넥스텔레콤이 지난 4일 출시한 ‘A제로 요금제’는 하루 평균 4000~5000명의 가입자를 끌어 모으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문 대표는 “이 추세라면 이번 달에 가입자 8만명을 유치하게 될 것 같다”며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상품 기획 당시 판매 목표로 기존 판매량의 2배를 예상했으나 16배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에넥스텔레콤이 출시한 'A제로 요금제'는 다른 알뜰폰 사업자의 가입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우체국 알뜰폰 전체 가입건수는 6만5571건으로 지난해 1~5월에 기록한 6만2302건보다 3000여 건이나 많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표는 “알뜰폰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굉장히 모험적인 사람”이라며 “보통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알뜰폰까지 찾아오기가 그리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알뜰폰이 무엇인지, 어디서 개통해야할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알뜰폰의 성장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알뜰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넥스텔레콤의 'A제로 요금제'가 나왔다. 문 대표는 "일단 알뜰폰을 써봐야 장단점을 알 수 있고, 사용해 보고 통화품질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직접 느낀다면 구전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며 "알뜰폰을 한번 사용해 보고 좋았다는 사람이 늘어나면 알뜰폰 시장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알뜰폰 가입자 600만 시대를 앞두고 시장이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이번 'A제로 요금제'를 통해 알뜰폰을 써보는 경험자가 늘어난다면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 ]


에넥스텔레콤의 알뜰폰은 전국 1300개 우체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현재 우체국에서는 10개 알뜰폰 사업자의 개통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문 대표는 "에넥스텔레콤의 알뜰폰이 우체국에서 유통되면서 판매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용자들은 우체국을 믿고 알뜰폰에 가입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우체국의 공신력이 없었다면 알뜰폰 사업자들이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체국 유통망만 믿고 알뜰폰을 보급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우체국에서 개통을 대행하는 알뜰폰 업체가 10개에 이르다 보니, 각 업체가 우체국에 개통 대행을 맡길 수 있는 상품을 3개로 제한하고 있다. 알뜰폰을 개통하려는 이용자를 더욱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우체국 만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며,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별도의 판매 대리점도 필요하다.

문 대표는 "지난 12월부터 'A모바일'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에넥스텔레콤 전속 판매 대리점을 갖추기 시작했다"며 "현재까지 가맹점 계약은 70건이 이뤄졌으며 이 중 'A모바일'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한 점포는 20개"라고 말했다. 에넥스텔레콤은 올해 상반기까지 대리점 300개 설립을 목표로 잡고 있다.

에넥스텔레콤이 운영하는 'A모바일' 판매 대리점은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상품도 함께 판매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에넥스텔레콤의 알뜰폰만 판매하게 될 경우 점주들의 수익을 보장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점주들도 가게를 계속해서 유지하려면 여러 상품을 팔아야 한다"면서 "알뜰폰으로 판매를 제한할 경우 대리점을 찾는 사람들의 기호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개설된 에넥스텔레콤의 'A모바일' 대리점 (에넥스텔레콤 제공)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3일 알뜰폰 사업자 간담회에서 알뜰폰 시장이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뜰폰 시장이 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용자 보호도 신경써야 한다는 뜻이다. 

문 대표는 "양과 질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을 함께 갖추기 위해서는 알뜰폰 사업자의 체력이 강해야 한다"면서 "알뜰폰 업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려면 정부의 다양한 지원에 의존하기 보다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알뜰폰 사업자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적자폭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A제로 요금제'도 이용자가 50분 이내로만 통화할 경우 과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수익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요금제가 출시된지 2주 밖에 지나기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앞으로 2~3개월 동안 해당 요금제 가입자의 사용 패턴을 잘 분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진성고객을 늘려나가는 것"이라며 "최근 가입자들의 연령대가 기존 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좋은 징조"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정사업본부는 19일 지난해 36.7%를 보였던 20~40대 가입률이 올해는 11.2% 증가해 절반에 가까운 47.9%를 기록하면서 젊은 층의 알뜰폰 가입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알뜰폰 이용자 6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시장 정체 우려가 지적돼 왔지만, 에넥스텔레콤의 'A제로 요금제' 출시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성장의 발판이 마련됐다. 문 대표는 "이번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알뜰폰 사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알뜰폰 시장 정체라는 우려를 털어 버리고 올해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한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