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보낸 홍콩 출판업자 구이민하이 '자백영상' 진위 논란

2016-01-18 11:29

[사진=트위터]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실종된 홍콩 출판업자 5명 중 한 명인 구이민하이(桂民海)가 자신의 범죄 사실을 고백하는 영상이 공개됐지만 진위 여부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사라진 코즈웨이베이 서점(퉁러완·銅鑼灣) 대표 구민하이가 중국 공영 중앙방송(CCTV)을 통해 지난 17일 밤 "2003년 12월 닝보(寧波)시에서 음주운전으로 한 여학생을 치여 죽인 적이 있다"며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수를 결심해 스스로 중국에 온 것"이라고 자신이 사라진 이유를 공개했다.

구이민하이는 홍콩에서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도서를 출간해왔다. 전 충칭(重庆)시 당서기 보시라이(薄熙來)의 불륜 생활과 저우융캉(周永康)의 비리 등을 다뤘다. 그가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관련된 책을 준비 중이었던 것이 알려지면서 구이민하이가 중국에 납치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구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태국에 있는 자신의 집을 방문했다가 종적을 감췄다. 

윌리엄 니 앰네스티 중국 연구자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약 구이민하이의 진술이 사실어도 의문점은 많다"며 "또다른 출판업자 4명은 왜 사라졌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구이민하이의 변호사 선임 여부와 구금 형태, 재판이 공정히 이루어졌는지도 공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이 대표가 찍힌 영상은 앞서 코즈웨이베이서점 대주주 리보(李波)가 보낸 것과도 유사하다. 리보는 "자발적으로 중국에 온 것이니 내 선택을 존중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구이 대표의 영상 역시 "내가 스웨덴 국적이지만 내 뿌리는 여전히 중국에 있다"며 "스웨덴이 내 개인적 선택을 존중하길 바라고 사적 자유 및 권리를 보장해 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내버려달라"고 요구했다. 

구이민하이와 리보를 포함해 총 5명의 홍콩업자가 사라지자 홍콩 내에서는 일국양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CTV는 구이민하이 대표에게 뺑소니 혐의로 징역 2년과 집행유예 2년을 내렸으며 추가적인 범죄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